아들이 새벽부터 서둘러야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전통시장이 있는데 오전에만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아침 7시에 숙소 뒷편으로 나오니 즐비하게 천막이 쳐있다. 코타키나발루의 가야 스트리트에 펼쳐진 시장. 우선 아침으로 먹을 바나나 한다발을 2링깃주고 샀다. 그리고는 마실거리로 과일을 통째로 갈아서 생과일주스를 파는 곳이 있기에 바나나값의 6배나 주고 파인애플 주스를 샀다. 

전통시장답게 이것저것 만물상이 열려있었다. 맑은 종소리에 이끌려 발길을 돌려 찾아간 곳에서는 노인 두 분이 말레이시아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두 분이 잠시 고개를 돌렸을 때 사진을 찰칵.

깔링땅안이라고 하는 이 악기는 마치 우리나라의 징을 엎어놓은 듯한 모습으로 9개의 악기를 두 개의 나무채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고 하는데 맑은 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다.

수공예품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열대과일들이 종류가 다양하게 있었지만 먹고싶었던 망고스틴은 안보였다. 열대과일의 왕이라고 하는 두리안이 많이 보였으나 과일향이 장난아니게 독하다기에 살짝 얼려 막대아이스크림으로 팔고있는 것을 한 입 맛보았다. 미묘한 맛이다. 냄새도 꾸리꾸리하고...

시장을 한참 둘러보다 정교한 솜씨들로 만들어진 악기나 장신구가 사고 싶었으나 여행 마지막날이고 말레이시아 현금이 별로 없는 탓에 1링깃에 7개의 열쇠고리를 사는 것으로 만족했다. 아들은 여자친구에게 줄 현지의 의상을 한 벌 샀고 딸에게 줄 히잡을 사고 싶다고 둘러보다 결국 맘에 드는 것을 찾지 못해  멋진 손글씨로 책갈피를 써주는 할아버지를 찾아 5링깃으로 정성을 담은 선물을 샀다. 동유럽의 류블라냐성에서처럼...

정성껏 글씨를 적어준 이 할아버지는 동생선물이라고 하니 한글로 '사랑'이라는 글씨를 봉투에 써서 덤으로 주었다. 

"뜨리마 까시, 바냑 "인사를 정중히 했다.

걷다보니 땀이 절로 흐르는 듯하다. 그동안은 물 속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이 곳 날씨가 정말 덥다. 10시밖에 안되었는데 더 이상 걸을 수 없겠기에 숙소 체크아웃하기 전에 낮잠을 잠시..

점심시각이 되어 맛집 탐방을 하잔다.

꼬치구이가 맛있다는 집에서 꼬치를, 전통음식이 유명한 집에서 국수를 먹어보자고 하여 식당을 찾아갔더니 사람들이 빼곡하다. 겨우 다른팀과 합석을 하면서까지 자리에 앉아서 전통국수와 밥을 먹으려 주문했는데 일요일이라고 밥은 없단다. 결국 국수와 양상추샐러드로... 국수는 양이 많은 것이라고 9링깃인데 별로 많아 보이진 않는다. 양상추샐러드는 6링깃.

국수 위에 올려진 라임을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지 모르고 그냥 국수를 후루룩 먹고 있는데 앞에 앉은 중국인 청년들이 라임즙을 짜서 국수에 뿌리고 있었다. 아하...

 점심을 먹고 우버택시를 불러 시티모스크로 출발했다. 시에서 지어놓은 모스크인데 호수의 가운데에 지었고 지붕이 파랑색이어서 관광객들은 블루모스크로 부른다고 했다.

블루모스크 앞에서 호수에 비친 모스크를 보려고 했는데 물결이 일렁이는 바람에 제대로 보기는 어려웠다. 바깥쪽에서 둘러보다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던 주름잎꽃을 만났다. 우리의 것보다 꽃송이가 좀 더 작아보였다. 습지에서는 바삐 줄행랑치는 도마뱀 한마리도 보았고...

안으로 들어가니 이슬람 복장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모스크사원 안에 들어가려면 이슬람 복장을 입어야한다나 뭐라나...

아들만 5링깃에 옷을 빌려입고 들어갔다 왔다. 성당의 내부와는 다르게 깔끔해보이는 모스크 내부의 사진 몇장을 찍으러...

첫날 찾은 줄 알았던 필리피노 마켓을 찾아 다시 한 번 워터프론트로...

망고스틴이 많이 보인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망고스틴 가격이 싸진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싼 건 아니지만...

결국 1Kg에 45링킷을 주고 망고스틴을 샀다. 비행기를 탈 때까지 아껴먹어야지 ㅎㅎ

옷가게로 보이는 건물이 있었고 도로쪽에는 가게마다 재봉사가 한 명씩 앉아있었다. 모두 남자였다. 이 곳에서는 재봉사를 남자만 할 수 있나보다.

이제 마지막 볼거리를 향해 숙소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 탄중아루 해변으로 향했다.

그동안 워터프론트의 일몰과 나나문해변의 일몰을 보았는데 마지막으로 탄중아루해변에서 제대로 된 일몰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먹구름이 잔뜩 하늘을 가리고 있더니 빗방울이 투두둑 떨어졌다. 마지막 날인데 운이 없다 했다.

잠시 후 빗방울이 멈추고 빠알간 해가 나왔다. 서쪽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태양이 수평선 가득히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태양이 물에 빠져들 듯 사라지고 난 이후까지의 감흥은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황홀경.

그렇게 코타키나발루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슴에 담고 마지막으로 찾은 탄중아루 식당가에서 신용카드는 안받고 오직 현금만 받는다며 한국돈으로도 지불이 가능하니 '먹어,먹어' 외치던 말레이시아의 청년에게 바가지를 된통 쓰면서 해산물요리를 먹었다. 어느 정도의 환전수수료를 생각하긴 했지만...

멋진 풍광으로 눈호강하고 맛있는 해산물요리로 입을 호강시킨 반면 바가지 상흔으로 가벼워진 주머니를 만지작만지작거리며 씁쓸하게 뒤돌아서야했던 탄중아루.

저녁을 먹고 딱히 갈 곳이 없어 밤 1시 비행기임에도 불구하고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어물쩡거리며 시간을 보내야했다. 입국수속없이 들어왔던 코타키나발루 공항의 출국수속은 항공권을 구입하기전부터 수하물검색을 통과해야하는 과정이 있었고 보안검색대를 두 번이나 통과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행기탑승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너무 일찍 들어간 탑승대기실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대기실로 들어오기 전에 화장실 다녀올 걸 ㅉ

뜻하지 않게 여행하게 된 코타키나발루. 적도가까이에서 짧은 시간들이었지만 앞으로 경험하기 어려울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접는다.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아침 7시 20분에 숙소로 픽업차량이 왔다. 서둘러 준비해서 차량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다시 대형버스로 옮겨 타야했다. 함께 판단판단섬 액티비티를 할 관광객이 많다고 했다.

대형버스 안에서 가이드책임자 애디는 섬에 들어가기 전 여러가지 사항들을 안내했다. 베이트캠프와 레크레이션캠프, 그리고 섬에서의 액티비티 등을 안내하면서 섬에 대해 소주아일랜드라는 별칭을 이야기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섬이라 소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자주 보이나보다. 한시간 반가량을 버스로 이동해야 목적지에 도착한단다.

번화한 곳을 벗어나 한적한 시외로 나가며 길가에 보이는 열대의 빽빽한 나무들과 야자수들. 습지에 지어진 수상가옥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보던 수상가옥들과는 또다른 모습이다.

도로에 나와있는 소들의 행진도 보인다. 운전하는 차량들이 빵빵거리지도 않고 소들을 피해가는 모습들이 자연스럽다. 이곳에선 로드킬은 없을 듯하다.

드디어 도착한 베이스캠프에서 차와 간식을 챙겨먹고 나서 스쿠버다이빙 팀과 스노쿨링 팀이 나눠졌다. 다이빙팀은 우리 모자를 포함하여 열명. 다이빙복장과 오리발과 스노클링 물안경 등을 챙겨 다이버인 잭으로부터 주의사항을 다섯가지 들었다.

가장 중요한 수중에서의 의사소통을 위해 수신호를 알아두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다이빙자켓의 공기조절, 물안경으로의 물유입시 대처방법 등을 이야기해주고는 보트를 타고 판단판단섬으로 향했다.

맑은 바닷물빛이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적도 부근의 에메랄드빛 바다. 잔잔한 물결 속에 풍덩 들어가고픈 욕망이 밀려들 무렵 섬에 도착했다.

책임다이버인 잭이 세 명, 보조다이버 각각 세 명, 네 명, 나누어 다이빙을 안내하기로 했다. 커플로 온 사람들을 위해 나와 아들은 헤어져서 각기 다른 다이버와 행동해야했다. 출발이 불안했다. 우선 산소마스크를 통해 호흡하면서 물 속에 들어가는 연습을 좀 했는데 자꾸만 물안경 속으로 물이 들어와 눈이 따가왔다. 그로 인해 물 속에서 눈을 뜨기 힘들어 다이버에게 불편함을 호소했더니 호흡이 잘 안되냐고 묻는다. 호흡이 아니라 물안경에 물이 들어와서 조절을 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 못알아듣는다. 계속 "엄마, 괜찮아요?"라고만 묻는 다이버에게 괜찮다 할 수 없어서 결국 깊은 물로의 다이빙을 포기했다. 아깝지만 나의 준비성부족으로 물안경착용법을 잘 모르겠으니 혼자 스노쿨링이나 해야겠다 생각하고 다이버에게 커플만 데리고 가라고 이야기했다.

스쿠버다이빙 팀도 떠나고 스노클링 팀도 보트타고 다른 곳으로 가버려서 결국 나혼자 섬 부근의 바닷물 속에서 첨벙거리며 놀아야했다. 햇볕은 따갑지만 물빛은 너무 예뻤다.

다이빙하고 돌아온 아들이 물 속에서 본 것들을 이야기해주는데 부럽기도 했지만 뭐 어쩌랴...

바나나보트타고 섬을 한바퀴 돌고 점심먹으러 들어가는 길에 스노클링 장소에서 스노클링을 했다. 바닷물 속에서 예쁜 열대어들이 화려한 춤을 추듯 돌아다니는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 물안경에 또 물이 들어차 다시 나무보트위로 올라오는데 다이버 중 한 명이 니모에게 물렸다며 피흘리는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저런 예쁜 물고기들이 물기도 한다니...

점심먹으러 돌아가는 보트 안에서 젊은 부부의 눈가에 물안경을 눌러쓴 자국이 선명하게 보이기에 자국났다고 했더니 물안경을 꼭 조여야 물 속에서 바닷물이 안들어온다고 말해줬다. 좀 더 조였어야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았어야했는데 에궁...

사실 니모라는 물고기 이름은 애니메이션때문에 유명해지게 된 흰동가리속의 열대어라고 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이 니모를 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다이버 잭이 찍어준 니모사진)

레크레이션캠프라는 곳에서 말레이시아식 점심을 먹고 식사가 좀 부실해서 가져간 컵라면 하나와 그 곳에서 파는 타이거맥주 한 캔을 마셨다. 320ml 맥주 한 캔이 15링깃, 시내 편의점에선 8.9링깃인데 관광지라고 더 받는다.

여유를 즐기며 바다에 세워진 해먹에 잠시 누워보기도 했다. 가이드가 갑자기 불러서 가보니 Coral planting(산호심기?)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망에 산호 한줄기(?)씩을 끈으로 묶어 바닷속에 던져두면 나중에 산호가 자라는가보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빗방울이 떨어지자 가이드는 철수를 서둘렀다. 역시 세시쯤 밀려든 비구름이다.

베이스캠프에 와서 간단한 샤워를 하고 카와카와 강으로 이동했다.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비는 멈췄다. 이 곳에선 맹글로브 숲에 살고 있는 긴코 원숭이와 이름모를 새들, 그리고 도마뱀 등을 만날 수 있다. 보트를 타고 왔다갔다하며 가장 많이 본 것이 원숭이들이었고 등만 보여준 채 가만히 앉아있는 커다란 새 한 마리, 강가 풀 숲에 몸을 숨기고 있던 도마뱀을 보았다. 연신 사진기를 눌러대는 사람들 틈에 중국인 아기를 만났다. 나와 아들에게 자꾸만 손가락을 내밀더니 내모자를 달라기에 주려고 했는데 아기의 부모가 주지 말란다. 아무데나 던져버린다고... 아기는 짜증이 나는지 자꾸만 칭얼거리는데 아기의 엄마는 풍경을 보여주려고 했다.

카와카와 강의 유람을 마치고 간단한 저녁을 먹었다. 하루종일 뭔가 먹은 기분이다.

오후 5시 40분, 새로운 가이드 하피는 나나문해변의 일몰을 보러 가자고 했는데 한 가족이 십분만 시간을 더 달라는 바람에 일몰보는 장소에 좀 늦게 도착했다.

수평선 한 쪽에서 화려한 일몰이 진행되고 있었고 다른 한 쪽에선 폭풍우가 쏟아지는 시커먼 하늘이 보이고 있었다. 적도부근의 날씨변화를 직접 보니 신기했다. 일몰이 진행되는 중에 아들이 불러 뒤를 돌아보니 무지개가 떠있다.

또 하나의 일몰장관을 보고 반딧불투어를 위해 또다시 이동했다. 청정지역이라 반딧불이 많아서 밤에 보면 크리스마스트리의 불빛이 깜박이듯 신비롭게 보인다고 한다. 보트를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는데 가이드가 원, 투, 쓰리 를 외치라고 하면 관광객들은 원, 투, 쓰리 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그에 반응하듯 반딧불무리가 반짝 불빛을 자랑한다. 이상하다 했는데 가이드 중 한 명이 전등으로 반딧불의 불빛을 유인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수많은 반딧불이 캄캄한 물길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장관을 보게 되었다. 우리의 가이드 하피는 아들에게 '형'이라고 부르며 반딧불 한마리를 잡아주었다. 하피는 스무살이라고 아들에게 말했단다.

그렇게 반딧불의 향연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운전기사가 엄청 밟는다. 우리를 빨리 데려다주고 싶은 것인지 서둘러 운전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근사한 야경을 보이는 곳을 블루모스크라고 하피가 말해줬다. 블루모스크는 시티모스크의 별칭이다. 찬란한 불빛을 바라보며 생각같아선 내려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우리말고도 또 다른 일행이 있었기에...

9시가 조금 못 되어 우리 숙소에 도착했다. 하피와 작별인사를 했다. 줌빠라기(Jampa lagi). 1일차 여행에서 캘리베이가는 길에 운전기사가 가르쳐준 말로 인사를 했다. 정겹게 악수를 건네는 하피와 헤어져 숙소에 들어오니 잠이 몰려온다.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캄캄한 밤,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수속도 없이 공항밖으로 나와보니 차들이 즐비하다. 호텔픽업기사에게 전화해서 호텔에 체크인한 시각이 밤 두시.

깊은 밤임에도 컵라면을 끓여먹고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첫밤을 보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을 맞아 살펴보니 숙소 창가에 걸터앉을 수 있는 구조였다.

올라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공을 차는 아이들이었다. 자세히 보니 학교인 듯 보이는 건물에서 교복입은 학생들이 나오고 있었다. 날씨가 더운 탓에 학교수업이 일찍부터 진행되는 것인지 9시도 안되었는데 운동장에 공을 차는 학생들과 교실을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을 가진 우리와 비교될 만큼 푸른 운동장이 부럽다.

아침 9시에 첫번째 투어를 위한 차량이 도착했다. 캘리베이투어. 여기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란다. 캘리베이에 도착하면 관광객이 많을 거라는 말도 해주었다. 우리 둘 만을 태우고 40여분을 가면서 친절하고 상냥한 기사는 이런저런 말도 건네고 가끔은 한국말도 섞어서 캘리베이까지 가는 내내 코타키나발루에 대한 설명을 했다. 한국인 관광객을 많이 상대하는 탓에 약간의 한국말을 알고 있었다. 아들과 나는 말레이시아 언어를 찾아 연습하고 있었더니 간단한 말레이시아 인삿말들을 알려주었다. 중간에 가이드할 히잡쓴 여성이 버스에 올라탔다.

좀 전에 배운 말레이시아어, 아빠 까바르(Apa khabar)로 첫인사를 했더니 슬리맛 빠기(Selamat pagi)로 반갑게 대답했다. 니나라고 이름을 밝히며 캘리베이 일정을 함께 할 가이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숙소에서 40여분을 이동하여 도착한 캘리베이.  용미만이라고 써있는 곳에서 주차한 후 니나와 우리는 나무다리를 건너 작은 배를 타고 십분정도 더 들어갔다.

그 배는 70마력짜리 모터가 하나 달려있었고 야자수잎으로 얼기설기 지붕을 엮어두었다. 그 배에 탄 사람들이 한국어, 중국어, 영어 등등 각자의 말로 수다를 떠는 것을 보며 도착한 곳에서는 원주민복장을 한 아이들이 고유의 악기로 환영인사를 하고 있었다.

니나는 이 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안내해주었고 우리를 위해 테이블을 하나 예약해두었다. 그 예약된 테이블을 중국인 가족이 함부로 앉아있어서 니나가 약간의 화를 내기도 했다.

캘리베이. 남중국해의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중국인소유란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다. 물론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있었지만...

한쪽은 강이고 반대편은 바다. 그래서 바다에서는 파도타기를 즐겼고 강에서는 바나나보트를 탔다. 사실 바나나보트는 재미가 없는데 이 곳에서는 바나나보트나 카약, 두가지 활동 중 선택이다. 카약을 타기에는 작렬하는 열대의 태양이 두려워서 그냥 바나나보트를 탄 것이다.

전통 체험거리로 독침쏘기와 바틱그림그리기, 그리고 춤과 불놀이 등을 볼 수 있었다.

니나에게 바틱을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전통문양을 그려넣는 것이라는 설명은 했지만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워하기에 그만해도 된다고 했다. 내 나이를 묻기에 맞춰보라하니 니나의 엄마와 나이가 비슷할 것 같다고 그래서 아들 나이를 말해주고 다시 맞춰보라했는데 모르겠단다. 니나의 나이는 스물살 정도로 추측된다. 묻지는 않았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배타고 나오려는데 나의 선글라스가 없었다. 니나와 아들 그리고 나, 셋이서 흩어져 찾아보았는데 아무데도 안보였다. 비싼 것도 아니고 내 시력에 맞춘 거라 누가 써도 도움이 안될텐데 없었다.  첫날부터 선글라스를 잃어버리다니 참,  하는 수 없이 배를 타야할 시각이 되어 버스를 타러 나왔다. 니나는 반딧불투어 안내를 위해 다른 곳으로 가고 우리는 캘리베이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는데 오전에 데려다 준 기사가 아니었다. 오후 세시, 갑작스럽게 폭우(코타키나발루는 10월에 우기라고 한다. 그래서 날씨가 맑다가도 갑작스럽게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쏟아놓고 가버린다)가 쏟아져내렸고 돌아오는 길에 도로는 엄청나게 밀렸다. 기사는 짜증스러운 듯 보였다. 그 커다란 버스에 우리 둘 만 태우고 퇴근시간이 되어 밀리는 차량들 속에서 폭우를 뚫고 가야하는 상황이 꽤나 짜증스러울 듯 보이기도 했다. 괜스레 미안하기도 했다. 물론 이미 돈을 지불하긴 했지만 ...

캘리베이를 갈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서 다섯시 정도에 숙소에 도착했다. 두번째 숙소로 도착하기 위해 우버택시를 불렀다. 우버택시는 영업용 택시와 다르게 승용차를 이용해 영업행위를 하는 것으로 관광객이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영업용 택시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요금면에서도 미리 정해진 요금만 받기때문에 합리적으로 이용하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택시기사들이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우버택시가 도입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버택시를 이용하려면 우버앱을 깔고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설정해두면 근처에 있는 우버기사가 배정되고 오고있는 경로와 목적지까지의 운행상태를 알 수 있다. 요금은 타기전에 설정하여 미리 제시하기 때문에 중간에 변경되는 경우는 없다. 지불수단으로 현금과 카드 둘 다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기도 하다.

아무튼 우버택시를 이용해 두번째 숙소로 옮겼다. 첫번째 숙소에서는 관광세금을 숙박비에 포함해서 카드로 받았는데 이곳에서는 세금만 별도로 현금을 달란다. 왜 굳이 그러는 건지...

숙소에 짐을 풀고 바닷가재를 먹기 위해 필리피노 마켓을 찾아나섰다. 나서는 길에 만난 워터프론트에서의 일몰.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고 쏟아붓던 폭우가 잠잠해진 하늘에서 보여지는 다채로운 빛깔들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할까

해산물이 풍부하다고 하여 먹어본 적이 없는 바닷가재를 사먹을 작정으로 필리피노마켓을 찾아나섰다. 구글지도가 알려주는 장소로 가니 생선굽는 냄새와 바닷가재, 타이거 새우, 소라 등이 가득 널려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펑펑 연기를 피우며 닭날개를 굽고 있는 좌판들도 보였다. 필리피노마켓이라면 과일들을 파는 상인도 보여야하는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과일파는 상인이 안보인다. 일단 저녁을 먹고 찾아보기로

바닷가재 한마리 69링깃, 타이거새우 두마리 31링깃. 무게에 따라 가격을 정한 것이다. 해산물을 고르면 즉석에서 소스를 선택하여 요리를 해준다. 소금구이에 익숙했던 탓인지 바베큐한 가재와 새우에 소스를 발라 내놓은 요리가 생각보다 덜 맛있었다.  현지식 적응이 빠른 아들은 크림소스를 바른 타이거새우가 맛있다며 금새 뚝딱 해치웠다.

필리피노 마켓을 찾아헤매다 한켠에 과일파는 좌판들을 또 만났다. 필리피노 마켓이 맞는 것이라 생각하고 먹고 싶었던 망고스틴 6개를 25링깃주고 샀다. 근데 해산물가격이나 망고스틴 가격이 생각보다 싸진 않은 듯.

오늘 배워서 가장 많이 사용한 말레이시아어. 앞으로도 많이 사용하게 될 말.

뜨리마 까시, 바냑(Terima kasih, Banak). 대단히 감사합니다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갑작스럽게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한가위를 포함한 10월 첫주의 연휴가 9월 30일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열흘이나 되었다.

긴 연휴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중이었는데 아들이 코타키나발루로의 여행을 제안했다.

코타키나발루는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섬에 위치한 도시로 해가 진 후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고 바닷물이 투명하다시피 맑아 바다와 인근 작은 섬들에서 여러 가지 물놀이들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갑작스런 아들의 제안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몇 달 전에 계획을 세우고 준비물과 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여행을 진행하는데 이번 여행에는 아무 생각없이 그저 떠나기로 했을 뿐이었다.

아들이 이것저것 알아보고 여행경로를 짜고 여행지에서 할 것들을 예약하는 등의 준비를 했다. 이전에는 모두 내가 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제는 아들딸이 기획을 한다. 나의 반쪽은 문화제기간이라 분주했고 딸아이는 세번째 수능을 위해 바빴다. 결국 나와 아들만의 여행이 된 셈이다.

긴급하게 결정되다보니 항공권부터 찾아야했다. 땡처리도 아닌, 남들보다 비싼 항공권을 구입해야했다. 그것도 저가항공사의 항공권인데도 말이다.

저가항공사들을 알고보니 대형항공사의 자회사들인가 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아시아나와 에어서울, 뭐 이런 식이다. 이번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위해 타고갈 에어서울 항공권을 겨우 얻었다. 싸지 않은 저가항공이다. 10월 연휴가 성수다보니 저가일 수 없고 특히 우리처럼 급히 항공권을 구하게 되면 비쌀 수 밖에 없다는 게 아들의 말이다.

항공권을 구했으니 이제 호텔.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우아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코타키나발루의 유명한 리조트는 이미 매진, 사실 방이 있어도 하루 묵을 비용이 장난아니게 비쌌다.  그 외에도 괜찮다 싶은 지역의 호텔이나 리조트는 매진이었고 빈 방이 있다해도 가격이 쎄다.

들어가는 첫날은 한밤중에 체크인해서 아침에 나와야했고 나오는 마지막날은 밤비행기를 타야해서 숙박할 필요가 없었으니 3박 5일의 여정에서 3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 생각해본 후 결정했다.

첫째날은 늦은 밤에 공항에 도착하니 공항가까운 곳에 깔끔한 호텔로 정하고 둘쨋날과 셋째날은 스쿠버다이빙이나 스노쿨링을 하기위해 바다가까운 곳에 묶는 것으로 정했다. 어차피 호텔에 머무를 시간이 많지 않으니 5만원선에서 호텔을 검색하여 예약했다. 예약을 마친 후 첫째날 묵을 호텔엔 체크인시간이 많이 늦어짐을 미리 알려야했고 픽업서비스를 부탁해야해서 이메을 보내두었다.

갈 곳과 할 것들, 먹을 것 등에 대한 정보는 아들이 다 찾아서 여정을 기록했으니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여러 가지 추가적인 정보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않아 대충 대충 정보를 수집해놓은 결과는 역시ㅜㅜ

시가 가족들과의 시간과 친정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명절 다음날 공항으로 출발.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직통열차를 타는데 에어서울은 열차할인을 안해준다. 열차할인을 적용받는 항공사가 정해져있다며 차별이다. 공항으로 가는 사람들을 모두 할인해주면 큰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닐텐데 참.

저녁 7시 5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에어서울 항공권은 웹체크인도 안된다하여 공항에 와서 셀프체크인을 했다. 물론 수하물을 붙이려면 줄을 서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하나의 절차라도 줄여볼 생각으로 셀프체크인을 하는데 직원이 와서 도와주는 덕택에 아들과 나의 자리를 붙여서 배정받을 수 있었다. 셀프체크인을 한 다른 부부는 좌석변경을 하지 못해 자리가 따로따로 되었다고 툴툴거리고 있었다.

항공권을 구입하고는 여행지에서 사용할 포켓와이파이를 대여받고 코타키나발루의 콘센트구조가 달라서 SK로밍센터에서 멀티콘센트를 두개 대여받은 후 5만원으로 말레이시아 화폐로 환전까지 마무리.

뉴스에서 보니 공항에 사람들이 많다기에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도착했는데 대부분의 여행객이 이미 떠나버렸는지 생각보다 많지 않아 공항에서의 출국수속밟기가 수월했다. 수속을 마치고 안에 들어와 휘황찬란하게 자리하고 있는 면세점들을 둘러보며 과연 이 물건의 가격들이 싼 것인지 인터넷으로 가격비교도 해보고 남는 시간을 보냈다.

비행기 탑승 한시간 전, 한밤중에 도착하게 될 호텔에서 이메일답장이 왔는지 확인을 하는데 메일을 열어본 흔적이 없다. 하는 수없이 국제전화를 했다. 공항이라 그런지 통화상태가 그리 양호하지 않아 자꾸만 끊어지기도 하고 서로 어설픈 영어로 말을 주고받다보니 답답해하면서 어찌어찌 비행기도착시각과 늦은 체크인시각, 그리고 픽업서비스까지 이야기를 끝냈다.

그리고 나서 에어서울 탑승. 4시간 40분의 비행 후 도착한다고 했다. 기내식은 사먹어야 하고 오직 물과 주스만 준다.

짧은 비행이니까 그정도는 참아줘야지. 그렇지만 항공료는 비싼데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읍면지역에 근무하다가 동지역으로 옮기고 나서 숨가쁘게 살아왔다.

젊은 엄마들의 거침없고 단순한 민원들에서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그들과 함께 소통하며 가기 위해 참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왔다. 가족과 쉼있는 휴가를 보 내고 싶어서 아들과 딸에게 제안했는데 가고싶은 대학이 생겼다며 삼수에 도전중인 딸아이는 수능공부로 바쁘다고 함께 보낼 수 없다했다. 하는 수 없이 아들과 우리 부부, 이렇게 셋만의 휴가를 즐기기로 했다. 사실 물을 좋아하는 나는 수영을 하고 싶어서 풀장을 갖춘 풀빌라에서 쉬고 싶었다. 그러나 내 생각만 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이곳저곳 찾다가 택한 곳은 춘천. 젊은 시절부터 경춘선을 타보는 것에 대한 로망 그리고 춘천의 공지천을 가보고 싶었던 소소한 꿈을 이루고 싶어 이제라도 가보자 했다.

아들이 여행경로를 계획하고 볼거리와 먹을 거리들을 찾아냈다.

쉼있는 여행을 위해 자동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휴가 첫째날, 용산에서 춘천행 ITX-청춘열차를 갈아타기 위해 조치원에서 무궁화열차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18분정도 지연되기 시작하면서 예약된 기차를 놓칠까 조마조마했다. 용산에 내려서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점심먹는 것은 둘째치고 예약열차를 놓치면 다음 기차 역시 매진이라 낭패다.

아들에게 용산역에서 점심으로 먹을 간단한 먹거리를 사두라고 했다. 삼십분의 여유를 두고 예약한 건데 첫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용산역 도착하자마자 내려서 계단을 뛰어올라가야했고 다시 춘천행 열차를 타기 위해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계단을 다 내려가자 열차가 들어왔다. 가까스로 열차에 들어서서 아들을 만나고 맥주와 점심거리를 받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도착한 춘천. 역앞에서 대기한 택시를 타고 첫번째 목적지 소양강처녀상을 외쳤다.

이삼분 운행하던 택시기사분이 내리란다.

'엥, 뭐지?'

소양강처녀상이 있는 곳이었다. 우린 왜 택시를 탔을까 한심스러워하며 아들이 계획한 첫번째 여행경로, 스카이워크 체험하러 길을 건넜다.

소양강처녀상은 대중가요 '소양강처녀'때문에 세워진 동상이다. 연신 '소양강처녀'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스카이워크 체험을 위해 입장료를 이천원씩 냈더니 시장상품권으로 이천원씩 돌려주었다. 무료인 셈이다.

스카이워크란 의암호에 유리판으로 다리를 설치하여 걷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랫쪽 호수물결을 바라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앞을 보고 걸으면 별 느낌이 없지만 아랫쪽을 바라보면 약간의 아찔함을 느끼는 곳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눕듯이 앉아서 사진을 찍거나 누워서 아랫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스카이워크를 한바퀴 돌아보며 넓은 의암호의 물결들을 시원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반대편까지 연결되었다면 좀 더 스릴감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우리가 춘천을 찾은 첫 날은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고 바람이 심상치않았다. 그렇다고 태풍이 온다는 예보가 없었기에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것으로 여행계획을 바꾸었다. 아주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택시를 탔던 어리석음을 또 범하게 될까싶기도 했고 자전거도로가 잘 갖추어져있는 것 같았기에 자전거대여소를 찾아 춘천역까지 걸어나갔다.

자전거대여소를 찾은 시각이 대여소영업을 마칠 즈음이라 1박2일 요금으로 2박3일 사용하게 해달라고 흥정을 해서 자전거를 세대 빌렸다. 맘좋은 대여소에 감사하며 자전거를 타고 우리의 숙소인 상상스테이 호텔까지 달렸다. 의암호주변을 둘러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총길이 24Km라고 자전거대여소에서 말해줬다.  아쉽게도 아직 자전거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구간이 일부분 있기는 하지만 숙소까지 달리는 동안 의암호와 공지천의 시원스런 경관을 즐길 수 있었다.

유시민 작가가 즐겨찾는다는 에티오피아 전쟁기념관을 지나 공지천다리를 건너 황금비늘 테마거리로 들어섰다. 작가 이외수선생님의 작품 '황금비늘'에서 거리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 거리에는 전구장식을 한 각양각색의 조형물들이 늘어서있었고 손잡고 걸을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산책길과 건강하게 걸어가라고 만든 맨발 지압길, 연인들이 프로포즈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다양한 포토존 그리고 자전거도로가 마련되어있었다.

그렇게 자전거를 달려 숙소에 들어와 짐을 풀고 나니 뉘엿뉘엿 해가 저물고 있었다.

장을 보러 근처를 둘러보았으나 장을 볼만한 곳은 없었고 근처에 편의점 세 곳뿐이었다. 좀 더 시내에 가까이 들어가면 보일까싶어 걸어나갔으나 큰 규모의 마트나 시장은 찾지 못하고 공지숲 작은가게라는 예쁜 이름의 편의점에서 맥주와 컵라면으로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다시 환하게 불밝혀진 황금비늘 테마거리를 걷게 되었다. 화려한 불빛 조형물들을 감상하며 걷다보니 로맨틱 춘천을 강조하면서도 좀 더 세심하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보였다. 그렇게 불빛 조형물들을 바라보며 걷다가 눈길을 끄는 언덕 위 건물, 춘천 MBC가 보였다. 언덕 위로 올라가보니 요즘 공영방송의 몰락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MBC, 이 곳 춘천 MBC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지난 십년간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상실하는데 앞장섰던 공영방송 MBC와 KBS.

MBC출신 최승호PD의 자백에 이어 올해 상영하기로 계획한 '공범자들'이 주인공들에 의한 영화상영금지 가처분신청때문에 상영일이 기약없이 늦춰지기도 했다. 시사회 초청받고 신청해뒀는데 시사회는 진행하려나...

다시 숙소로 들어와 잠을 청하는데 빗줄기가 투두둑 투두둑.

밤새 내린 빗줄기는 이튿날 아침에도 여전히 굵게 쏟아졌다.

호수를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로 했는데, 의암호에서 카누를 타기로 예약도 했는데 어찌해야하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일단 오전 자전거 라이딩은 포기해야 해야했지만 비가와도 카누는 운행한다고 하니 숙소에서 이십여분을 걸어가야했다. 자전거를 탔으면 좋았을 길을 말이다. 다행히 카누타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물을 무서워하는 나의 반쪽은 카누가 곧 뒤집어질거라고 염려했으나 아들과 셋이 카누를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멀리 산중턱에 걸쳐진 운무를 바라보며 좀 더 멀리 가고 싶었으나 카누대여업체에서 정해진 경로로만 다니라고 하니 아쉬움은 좀 남는다. 그러나 우리 멋대로 카누를 타고 다니다 뒤집어지면 책임질 사람이 없으니 말을 잘 들어야지 ㅎㅎ

한시간 못되는 카누체험을 아쉽게 마치고 나서 일회용 우비를 얻어입고 숙소로 돌아와 또 컵라면과 햇반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우리 가족은 갈등했다. 오후에 자전거라이딩을 할 건지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닐 건지...

거금(?) 한대당 이만원을 지불하고 대여한 자전거를 타는 것에 우리 가족은 동의했다. 어차피 빗줄기는 줄어들지 않을 것 같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제대로 춘천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일회용 우비를 입고 자전거라이딩을 감행키로 했다.

앞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면서도 소양댐을 향해 달렸다. 맘에 드는 카페에 앉아 잠시 낭만을 즐기기도 했고 중간중간 공사중인 구간을 만나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다행히 자전거도로가 잘 갖춰진 편이라 달릴만 했다. 내 자전거가 아니라서 핸들과 안장이 몹시 불편했다. 잠깐 타는 것도 아니고 몇 시간을 타야하는 자전거라 여기저기 아팠지만 라이딩을 하는 내내 상쾌했다.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굵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소양댐을 3Km 앞둔 신북 숯불 닭갈비 거리를 지나가게 되었다. 저녁식사시간이 되기도 했고 숯불냄새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기도 했으며, 소양댐까지 가는 길에는 자전거도로는 고사하고 인도가 없다는 핑계로 더 이상 달리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숙소로 다시 돌아가려면 너무 어둡지 않게 상당한 시간이 확보되어야했기 때문.

늘 철판닭갈비를 먹어오다 처음으로 숯불닭갈비를 맛보게 되었다. 아들이 맛집이라고 찾아놓은 1,2,3순위를 지나 우리 가족이 들어가고 싶은 정감있는 식당을 찾아들어갔다. 시장이 반찬이라 그럴 수도 있으나 정말 맛나게 먹었다. 마치 먹방을 찍듯이 우리 가족은 춘천의 대표음식을 맛보았다. 참숯으로 구워낸 숯불닭갈비와 막국수, 더덕구이까지.

춘천에서의 이틀째 , 의암호에서의 카누타기와 빗속 자전거라이딩, 그리고 숯불닭갈비와 막국수 먹방.

자리에서 일어서니 식당현관에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서둘러 돌아오는 길에 바라보는 의암호에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물안개의 감흥을 좀 더 느끼고 싶었지만 어둠이 내려오고 있는 터라 부진런히 페달을 밟아야하는 안타까움. 숙소를 눈앞에 두고 길을 잘못 들어서기도 했으나 무사히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8시 조금 못되었다. 그냥 그대로 숙소에서 쓰러져 버렸다.

셋째날, 다행히 비는 그쳤다. 아니 오히려 햇살이 따가웠다. 청명한 가을날같기도 했다.

차라리 빗속의 라이딩이 멋진 추억을 남겨줬다.

여유있게 호텔 커피숍에서 의암호를 바라보며 브런치를 즐기고

춘천역으로 GO!Go!

자전거대여소에서 사장이 전날 비가 많이 와서 자전거를 즐기지 못했음을 걱정하기에 오히려 잘 탔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는 도심의 길거리를 라이딩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만하면 완벽한 춘천 즐기기가 아니었을까

돌아가는 ITX에서 뒤늦게 알게된 사실, 4호차와 5호차에 2층객석이 있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2층 객석에서 바깥풍광을 즐기며 오가는 눈이 호사를 했을 것을....

그래도 우리 가족은 아들의 효도관광(?)계획으로 춘천에서의 2박 3일 휴가, 날씨는 을씨년스러웠으나 나름 만족스러운 휴가였다.

딸이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남지만...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웹체크인하는 과정에 딸의 항공권은 모바일발행을 받았는데 내 여권정보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에러메시지를 받았다.
'에효. 귀국하는 것도 쉽지않군'

한밤중에 일어나 씻고(다른 투숙객이 있다면 민폐겠지만) 여행가방정리하다보니 해가 뜨나보다. 
27층 라운지로 올라가서 과일과 에너지바로 간단한 아침해결

숙소주변의 아침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체크아웃하며 숙박비용확인하고(미국 호텔들이 체크인할 때 보증금을 받기 때문에 보증금환불 확인은 필수) 뉴욕인들의 바쁜 출근인파 속을 함께 걸었다. 출근길을 자세히 살펴보니 맨해튼의 도로들이 대부분 일방통행인데 짝수거리와 홀수거리의 차량방향이 규칙적이었다. 이제서 보다니ㅎㅎ

LGA공항에서 들어올 때 이용했던 NYC버스를 타면 JFK공항까지도 한 번에 갈 수 있는데 혹시 출근시간대라 차가 밀릴까 싶어 급행열차라는 LIRR(Long Island Rail Road)로 타고 Jamaica 역으로 간 다음 에어트레인으로 JFK공항에 가는 방법을 택했다. 이렇게 공항가는 게  그랜드 센트럴 역 앞에서 직통버스타는 것과 비교할 때 비용면에서는 약간 싸고 시간상으로 좀 더 빠르다. 숙소에서 25분정도 걸어가야하고 Jamaica에서 한 번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LIRR을 탈 수 있는 Penn staion을 찾아 길을 걷다보니 영화 '킹콩'탓인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낯익게 보였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부근에 역이 있다고 들었는데 업은 아이 삼 년 찾는다고 눈 앞의 역을 두고 지하로 내려갔다 올라왔다를 반복한 후에야 출입구를 찾았다.

LIRR은 맨해튼 동쪽에 위치한 롱아일랜드 지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철도노선을 말하는데 맨해튼은 업무중심지구라면 롱아일랜드는 주거중심지구라고 볼 수 있는 곳으로 맨해튼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이동수단이라고 한다. 그래서 LIRR 티켓은 Peak요금(출퇴근시간대 요금)과 Off Peak요금(30%할인된 요금)이 다르다. 사이트에서 확인해보거나 역무원에게 티켓을 살 때 확인해도 된다. 미리 티켓을 구입하지 못한 경우 열차안에서 승무원에게 구입할 수도 있으나 추가요금이 발생한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단다.

8시 11분인데도 Off Peak라고 7.25달러 내고 티켓을 사고보니 삼분 후 출발이었다. 게이트를 찾아 또 헤맸다. 두 개 게이트에 하나의 출구인 것을 게이트마다 출구가 있는 줄 알고 헤맨 것이었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몰려나오는 틈을 비집고 겨우 탔는데 좌석간 거리가 좁아 큰 가방을 둘 곳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옆자리에 두었다. 다행히 외곽으로 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열차승무원이 티켓 검사를 하고는 편도티켓이라 가져가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다시 되돌아나오는 승무원에게 수집하는 중이라고 말하고 되돌려달라하니 흔쾌히 돌려준다. 

이십여분만에 환승할 Jamaica 역에 도착했다. 예전에 좋아했던 'Sun of Jamaica'가 갑자기 생각나는군 ㅎㅎ

에어트레인 표를 구입하려고 자동판매기 앞에 서니 한국어서비스가 있네 ㅎㅎ

근데 티켓 비용이 5달러인데 수수료가 1달러 붙는단다. 뭔 수수료씩이나... 

에어트레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좀 떨어진 곳에서 미국인 아줌마가 내게 뭐라뭐라 했다. 알고보니 내가 모자를 떨어뜨려 그걸 알려주는 친절함을 발휘한 것이다.

JFK공항을 한바퀴 돌아나오는 에어트레인은 노선에 따라 공항터미널 들르는 순서가 약간 다르다. 세가지 노선이 있다는데  내가 타는 에어트레인은 다행히 내가 내려야 할 1 터미널에 먼저 도착한다. 

에어트레인을 타고 달리는 동안 보이는 바깥 풍경은 고층빌딩들이 아니었다. 역시 주거중심지구라 그런가!

1터미널에 도착해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니 바로 눈 앞에 대한항공카운터가 보인다.

내 여권에 무슨 문제가 있어 웹체크인이 안되었는지 물어보니 모르겠단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뭐야~~ 혹시라도 미국에 억류될까 밤새 노심초사했건만...'

아무 일없으니 다행이다만 넘 일찍 공항에 나와버려 할 일이 없었다. 들어가서 면세점이라도 구경할까하고 출국수속을 밟는데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자마자

"OOO선생님 아니세요?"

"어라. 너네 여기 무슨 일?"

2006년에 졸업시킨 제자아이들을 뉴욕의 공항에서 만나다니...

뉴욕에서 유학중인 친구찾아 한달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이란다. 서로 이런 곳에서 만날 줄 몰랐다면서 반가운 인증샷찍고 수다떨다 같은 비행기로 돌아간다는 말을 듣고 면세점 쇼핑 후 다시 만나자했다.

뉴욕 JFK공항이 워낙 넓어서인지 대한항공을 이용할 1 터미널에는 면세점이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내가 사야할 물건이 많은 건 아니지만 여전히 담배를 끊지 못한 반쪽의 담배를 살 곳도 없고 두 어머님 드릴 선물을 사기 좋은 면세점이 보이질 않는다. 남은 달러를 다 써버려야해서 초콜릿을 사게 되었다. GODIVA라는 브랜드의 초콜릿을 뉴욕의 번화한 거리에서 본 적이 있어서 뉴욕의 대표적 상품인 줄 알았는데 사고보니 세계적인 명품 초콜릿 중의 하나인 GODIVA는 1926년 벨기에의 드랍스가의 가업으로 시작되었으나 1966년 미국의 캠벨회사에서 고디바의 지분을 1/3이나 인수하면서 미국에 본사를 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GODIVA 이름의 유래가 흥미롭다.(GODIVA공식사이트 참고)

GODIVA 라는 명칭은 11세기경 영국의 코번트리 지역을 통치하고 있던 레오프릭의 아내, GODIVA 부인에서 따왔다고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레오프릭은 터무니없이 높은 세금을 책정하여 지역주민들을 힘들게 하는 모습을 보고 GODIVA 부인이 세금을 낮추어달라고 요청을 하자 남편 레오프릭은 계속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레오프릭은 아내 GODIVA에게 알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행진한다면 세금을 낮춰주겠다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했다. GODIVA 부인은 백성들을 위해 알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행진했으며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마을 사람들은 GODIVA 부인을 위하여 한 명도 길에 나오지 않고 집의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알몸을 보지 않음으로서 부인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고 한다. 물론 남편 레오프릭은 약속을 지켰고...그 후 GODIVA 부인은 유럽 전 지역에서 유명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으로 따지면 금수저일텐데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인가! 근데 그건 그렇다 치고 왜 초콜릿 회사에서 GODIVA의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일까에 대한 답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무튼 GODIVA의 상표에는 말 위에 알몸으로 앉아있는 여인이 그려져있다. 갑자기 말탄 여인을 보고 정유라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더군 ㅎㅎ 

남은 달러를 다 털고 나오려고 초콜릿을 샀는데 그래도 2달러 27센트 남았으나 남은 돈으로 살만한 물건이 하나도 안보인다.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2500원정도인데 말이다. 

둘러볼 곳이 없으니 시간이 남아도 너무 남는군.

게다가 탑승수속시간이 30분씩이나 지연된다는 방송까지...

'아~, 돌아가는 길이 왜이리 지루하단 말인가!'

비행기안의 좌석들이 많이 비었다. 누워도 되겠다. 화장실도 넉넉하다. 같은 대한항공인데 출국할 때 이용했던 비행기보다 훨씬 좋다. 귀국한다는 편안함 때문일까?

인천공항 도착하여 수속밟고 나오는데 비행기기장같은 사람의 가방에 파업관련한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이 있었다는군.

인천 공항 곳곳에 환영인파와 언론사 카메라들이 보였다. 해외여행객이 많은 시기라 특별취재나온 줄...

공항철도표를 사는데 참 불친절한 직원을 만났다. 항공권이 있으면 철도비용이 1100원 할인되는데 결제하면서 보니 할인금액이 아니기에 왜 할인 안해주냐했더니 항공권을 안보여줘서 그렇단다. 그럼 결제전에 보여달라고 해야지 묻지도 않고 결제부터 하다니 참 불친절한 아가씨군. 취소하고 다시 구입했어야 하나 7분뒤에 열차가 들어온다니 다투기가 귀찮아졌다.

공항철도 개표구를 들어가는데 반기문 환영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서있었다. 

'아하, 그래서 마중나온 사람들과 카메라들이 있었던 것이군. 반기문씨때문에...'

같은 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줄 알았는데 아시아나 항공으로 들어왔단다. 물론 나와 도착시간은 비슷.

공항철도타고 서울역으로 들어오니 마찬가지 상황이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반기문씨를 환영하는 사람들이 현수막과 태극기를 흔들면서 승객들 드나드는 출입구를 빼곡히 막고 있었고 2층에서도 태극기를 손에 들고 서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오가는 사람들의 불편함은 아랑곳없이...

반기문씨는 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코스프레를 한다고 해서 오히려 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지..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를 하겠다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정치해본 경험도 없는 분 아닌가!

유엔규정도 못지키는 사람이 이 대한민국에서 대권을 노려보겠다는 건가?

어쨌든 반기문씨 덕분에 난 많은 사람들의 환영 현수막과 언론사 기자들의 카메라 사이로 당당히 귀국했다ㅎ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누군가 대영박물관과 루브르박물관, 그리고 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세계3대 박물관이라고 했다는데 뉴욕에 왔으니 아이들교육용으로 쓸만한 자료를 찾아보러 가봐야겠다.

박물관 둘러보는 거 별로 안좋아하는 딸을 달래서 아침 일찍 서둘러 박물관을 향해 5번가를 따라 걸었다. Trump Tower라는 이름이 쓰여진 건물 주변에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트럼프라는 이름탓에 느끼는 선입견인지 모르겠지만 신호등에 보행신호가 들어오면 경찰이 바리케이트사이에 쇠사슬을 열었다가 보행신호가 끝나면 닫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맨해튼 거리를 걸으면서 본 적이 없으니 새삼스레 보행자를 돕는 건 아닌 듯하고 무슨 일있나 싶더니 방송국 중계카메라들이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단순히 주변에 무슨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숙소로 돌아와 자료를 찾아보니 내가 본 건물이 트럼프의 건물이 맞고 트럼프의 건물들이 여기저기 많다고 한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뉴욕에서 가족이 거주하겠다는 트럼프때문에 뉴욕시가 해결해야하는 보안비용이 만만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단다.

트럼프 건물을 뒤로 하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센트럴파크 북쪽 끝부분쯤에 위치하고 있어 한참을 더 걸어야했다. 센트럴파크 동물원도 지나고 아이들이 언덕에서 눈썰매타는 모습도 보였다. 즐거운 비명소리들도 들렸다.

우리의 여행에서 걷는 것이야 일상이니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데 숙소가 있는 곳과 사뭇 다른 풍광이 보인다. 주거지역인 듯 싶은 건물들이 나타나는데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저택의 느낌. 알고보니뉴욕의 부유층이 모여산다는 UPPEREAST SIDE라고 부른단다. 아마도 우리나라 서울의 강남인 모양이다.

왼쪽의 센트럴파크를 감상하며 천천히 걷다보니 한시간만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도착하였다. 이 곳을 줄여서 The MET라고 한다는데 이름을 줄여서 애칭을 부르는 미국인들의 문화를 반영한 것이리라.

전날보다 날씨는 많이 포근해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추운 날씨에 박물관입구의 계단에 사람들이 앉아서 뭔가를 먹고 있다. 개관시간이 아직 안되었나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우리와 다르게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이 추운 겨울날 햇볕이 따사로운 것도 아닌데 왜 밖에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25달러, 학생 12달러.

그러나 MET는 어느 때나 도네이션입장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Donation이란 기부라는 뜻인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일주일 중 하루쯤 무료입장을 허용하면서 기부금형식으로 관람객이 내고 싶은 만큼을 내고 관람할 수 있게 한단다. 이 MET는 아무때나 도네이션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니 어찌보면 아무때나 쉽게 드나들 수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하루 중 드나듦이 허용된다하니 박물관 관람하다 지치면 센트럴파크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들어가도 좋을 듯하다. 시간이 많다면 천천히 며칠을 봐도 좋고...

딸과 나 둘이 10달러를 도네이션으로 냈다. 옷에 부착하는 스티커형식으로 표를 준다.

이 박물관은 1870년 처음 개관했고 지금의 이 자리로 온 것은 1880년. 일반적으로 대규모 박물관이 관주도로 이루어졌다고 알고 있는데 이 박물관은 민간주도로 설립되었다고 한다. 전세계, 전시대의 예술작품을 모아놓은 곳이라는 평을 듣고 있어 한국관도 아주 작게 자리하고 있다한다. 그래서 한글로 된 박물관지도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예술품을 생각하면서 비교감상하기로 했다. 많은 것을 보려고 하지 않고 하나의 예술품과 이야기하듯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하룻동안 다양한 시대, 다양한 나라의 작품들을 모두 보겠다는 욕심은 버리는 게 좋다. 이미 유럽여행을 통해서 보았던 작품들도 꽤 있었고 미국의 박물관이라고 미국의 예술품만 소장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역사가 짧은 미국의 예술품들이 많을 리도 없지.

예술적 가치를 지닌 건물을 통째로 옮겨다 둔 것처럼 전시해놓기도  했고 개인 수집가에 의한 작품들도 소장하고 있었다.  이 박물관에서는 개인적 필요에 의한 사진찍기는 허용을 하고 있었고 간혹 스케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내가 보고싶은 것과 딸이 보고싶은 것이 달라서 각자 볼거리를 찾아 돌아다녔다. 

사람들이 삶의 모습은 비슷하다. 사는 곳이 어디인지, 살아온 시대가 언제인지 관계없이 삶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표현은 비슷하다고 느낀다. 다만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 표현의 예술적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겠지.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작품들 하나하나에 담겨있을 땀방울과 고뇌의 산물들

때로는 웃음으로 감추어진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누구를 모델로 돌을 깍아내어 저렇게 세밀하게 표현하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렇게 둘러보다 마지막으로 미국미술품들을 만났다.

자유의 여신상. 뉴욕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밖으로 내려다보였던 이 여신상은 1886년 미국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위해 프랑스가 선물했다는구리조각상이다. 원래 붉은빛을 띠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되어 푸른빛을 띠게 되었다고 한다. 오른손에는 횃불을, 왼손에는 독립선언서를 들고있는 모습을 보니 박근혜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들고 있는 우리 국민들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한 손에 촛불들고 한 손에 헌법책들고 있는 조각상이라도 하나 마련해볼까~~~

메트로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을 끝으로 미국여행을 마쳤다.

그동안 절약한 돈으로 저녁만찬을 먹기로 했다. 맛집 검색을 통해 꽤 괜찮은 레스토랑을 예약해두고 시간에 맞춰 들어갔다.  

딸이 먹고싶다는 뉴욕 스테이크를 미디엄레어로, 거기에 곁들여진 평생 처음 먹어보는 랍스터꼬리(해산물을 좋아하는 터라 랍스터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면 나의 반쪽이 민물가재를 잡아다준다ㅜㅜ)

레스토랑에서 세프의 추천메뉴인 Seared Tenderlion with butter poached Lobser tails(53달러)

스테이크는 딸이 먹고 나는 랍스터 꼬리.

랍스터 씹히는 식감이 정말 좋다.

돈없어서 와인은 생략.

샤벳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디저트로 주문한 것은 11달러짜리 Seasonal fruit Sorbet(Sherbet인 줄 알았는데 메뉴판에 Sorbet이라 적혀있어서 찾아보니 둘이 같은 디저트가 아니었다. Sherbet은 일종의 소다수라고 한다)

달지 않고 레몬그대로의 맛이다. 입안에 넣고 살살 녹여먹는데 정말 새콤하다.

서승호세프님의 음식이야기가 떠오르는 저녁만찬시간이었다. 식재료를 알고 음식을 음미할 수 있다면...

기분좋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내일 출국하는 항공권을 웹체크인하려했더니 또 무슨 문제가 있다고 에러메시지가 뜬다. 짜증이 밀려온다.

'이건 또 뭐야? 이러다 출국 못하는 거 아닌가?'

염려스러운 일이 또 발생했나 보다. 공항에 일찌감치 서둘러 가봐야겠다. 입국심사도 제대로 했는데 왜 추가서류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미리 계획되었던 여행이 아니고 딸의 학회참석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추진되었다보니 이러저러한 우여곡절ㅜㅜㅜ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일출무렵, 호텔 27층에 마련된 라운지에 올라가봤다. 천편일률적인 건축물의 모습이 아니라 다행이긴 하지만 빽빽한 고층빌딩숲과 일방통행으로 혼잡하게 서있는 출근차량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게는 별 매력없는 곳이다. 뉴욕이란 도시는...

밤새 엠뷸런스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무슨 사건사고가 그리 많은지...

호텔라운지에는 내가 좋아하는 과일과 커피, 그리고 약간의 에너지바가 놓여 있었다. 비지니스를 위해 뉴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호텔에서 정수기 물을 담아가도록 정수기 옆에 물병을 비치해놓았고 이렇게 라운지에는 먹거리와 컴퓨터, 프린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객실에도 캡슐 커피메이커와 캡슐커피를 두어 커피 마시기 좋은데 이 곳에 오니 뜨거운 커피를 실컷 마실 수 있었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과일과 에너지바를 챙겨 내려왔다. 객실에서 자고 있는 딸을 위해...

뉴욕지도를 펴놓고 하루의 일정을 그려보았다.

우선,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랜드 센트럴 역으로

표를 살 수 있는 넓은 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니 애플사의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애플스토어인가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이 놓여져 있었고 구경하는 사람들과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상담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애플스토어의 입점조건이 까다롭다고 알려져있던데 그랜드센트럴 역은 그런 입점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반증이겠지. 나도 보안이 잘된다는 아이폰을 사고 싶었는데 우리나라에선 백만원을 훌쩍 넘으니 넘 비싸서 여기서 사면 싸겠다 싶었지만 어차피 관세가 붙을 거라 사갈 수도 없는 그림의 떡이다.

지금의 역건물은 1913년에 지어졌다고 하니 2백년 넘은 역사를 보여주는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선을 연결하고 있다더니 드나드는 열차와 지하철이 분주하다.


또한 이 역의 중앙홀 천정에는 별자리를 그려놓았다고 한다. 천정을 올려다보니 여러 별자리들이 보였다. 저 별자리들을 왜 그려놓았을까? 

중앙홀을 벗어나면 전날 들렀던 market 외에도 곳곳에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고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재미있는 물건들도 보였다.

맨해튼 도시를 바둑판처럼 구획해놓아 도로마다 'AVE.'와 'ST.'로 명칭을 붙여놓았는데 아마도 이명박정권에서 우리 고유의 마을이름으로 이루어진 행정구역명칭을 도로명으로 억지로 바꾼 것이 서양의 흉내를 내고자 함이었나 생각한다. 난 도로명 주소로 무리하게 바꾼 것때문에 고유한 마을이름을 잃어버리게 되었다며 이명박을 탓하는데 딸은 도로명 주소때문에 길찾기 편해졌다고 말한다. 세대차인가!

내가 머물렀던 뉴욕 맨해튼에서 보면 남북방향으로 놓여진 대로는 'AVE'로, 그'AVE'를 가로지르는 동서방향의 도로를 'ST.'로 명명하는 듯하다.

그랜드 센트럴 역과 내가 머문 숙소 사이의 Park AVE. 를 따라 센트럴파크까지 40분가량을 걸었다.  유럽과 달리 걷는 내내 건물 공사로 인해 비좁은 인도를 만나고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 처럼 사람보다 차량을 우선 생각하는 운전자들을 보았으며 며칠 전 내린 눈들이 미처 다 녹지 못한 채 쌓여있는 질퍽함을 만나야했다. 일방통행로가 많다보니 밀린 차들이 꼬리물기하는 장면도 쉽게 눈에 띄었다. 여긴 꼬리물기 단속이 없나보다.

센트럴파크 서편의 콜럼버스 서클까지 가는동안 명품거리를 보았다. 새해맞이 쎄일을 하고 있어서 딸이 사고 싶다는 물건들이 있었지만 쎄일가격조차 비싸도 넘 비싸서 패스. 굳이 명품에 돈을 쓸 필요는 못 느끼고 살았으니...

이 곳은 소비하기엔 좋은 도시로 보인다. 내가 알고 있던 명품브랜드말고도 딸이 알고 있는 브랜드(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는)들도 여러 군데 있었다.

 센트럴 파크를 만났다. 누군가 그랬다. 센트럴 파크를 걸어서 가로질러 갈 생각하지 말라고...물론 이 추운 날씨에 공원을 거닐고 싶지는 않지만

링컨센터까지 걸어서 그냥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콜럼버스 서클 주변에 커다란 백화점같은 건물을 만나 들어가봤다. 딸이 들르고 싶은 화장품 매장 'SEPHORA'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화장품매장에 들러 사고 싶은 게 있는지 살펴보고는 찾는 것이 없다고 하기에 지하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유리창밖으로 콜럼버스 서클과 센트럴 파크가 눈에 들어왔다. 서클이란 것이 우리의 로터리같은 개념인 듯 보인다. 서클 가운데 우뚝 솟은 기둥 위에 콜럼버스 동상이 있다고 한다.

백화점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떡하니 자리잡은 풍성한 아줌마(?)동상을 만나 사진 한 컷.

이걸 왜 여기에 세워두었을까? 그럼 아저씨는 어디에?

지하로 내려가니 우리나라 백화점의 마켓처럼 꾸며져 있어서 이것저것 구경만 하다가 과일코너에서 4달러짜리 라즈베리(산딸기?)를 하나 사서 계산하려는데 줄이 엄청 길다. 겨우 이거 하나 사는데 줄이 너무 길기도 하네. 그런데 계산대로 부르는 시스템이 흥미로웠다. 손님들은 9개의 줄에 서있고 세개의 줄마다 모니터가 하나 있는데 모니터에는 세개의 줄이 삼색으로 구분되어있고 각각의 색깔에 계산대번호가 나타나면 그 계산대에 가서 계산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빠르다.

푸드코트에 앉아서 라즈베리를 먹으며 딸이 행복해한다. 그런데 왜 우린 산딸기를 파는 마트가 없냐며 투덜투덜...

와이파이가 잡힌다. TIME WARNER CENTER의 와이파이가 잡히기에 검색할 것들을 재빨리 검색했다. 역시 미국은 와이파이 서비스가 좋은 환경이라 맘에 든다.

Trump라는 이름이 들어간 건물이 옆에 보였다. 실제 트럼프와 관계가 있는 것일까? 뉴욕의 갑부라고 듣기는 했는데

콜럼버스 서클에서 브로드웨이를 따라 타임스퀘어를 향해 걸었다. 너무 춥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보고싶다하여 뉴욕에 오기전에 오늘 저녁 8시에 공연하는 'The Phantom of The Opera'를 예매해두었었다. 그래서 8시까지 이곳저곳 구경하면 시간을 보내려했는데 날씨는 넘 춥고 머리가 아파오는 것이 대도시증후군인 듯. 사실 며칠 전부터 뉴욕날씨는 한파란다. 유럽에서는 한파로 사망한 사람들이 몇 십 명 있다는 뉴스를 듣기도 했지만...

타임스퀘어 도착하기전에 시계를 확인하니 두시 반. 도저히 여덟시까지는 돌아다니기 어렵겠다.

피자 두조각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가 저녁에 나오기로 했다.

길건너 편에 'PIZZA CAFE'가 보이기에 들어가 딸이 먹고 싶은 페퍼로니 피자 한 조각과 내가 먹고 싶은 샐러드 피자 한 조각을 주문하니 화덕에 넣고 구워준다. 두 조각 가격은 12달러. 오늘 저녁식사다.

화덕에 구워지길 기다리는 동안 계산대의 아저씨가 춥냐고 묻기에 넘 춥다고, 한국보다 춥다고 그랬더니 손을 내밀며 악수하잔다. 손이 무척 차가워 소스라치게 놀랐다. 뭘 했기에 손이 차가운 지 묻지는 않았다.

춥고 머리 아파 아무 생각이 없는데 딸은 저만치 멀리 있고 계산대 아저씨가 뭐라뭐라 하는데 귀에 안들어온다.

"Pardon?"

"~~like here ~~"

'뭐지? 뭐라 하는 거야?'

"like here, like New York?"

매장의 직원들이 다 웃는다. 가만히 생각하니 주문한 피자를 여기서 먹을건지 가져갈 건지 물었던 것이었다.

에궁 부끄러워라. 괜히 한국인이라고 했다. 일본사람이냐고 물을 때 그렇다 할 걸 ㅜㅜㅜ

피자 두 조각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 라운지에서 커피 한 잔과 과일을 가져다 저녁거리를 때운다.

거리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공연시각 한시간 전에 뮤지컬 예약 바우처와 공연티켓을 바꿔야해서 Majestic 공연장으로 갔다. 타임스퀘어 부근 브로드웨이에는 뮤지컬공연장이 많다. 그래서 뮤지컬 티켓을 구하려고 몰려드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을 하면 비싸더라도 원하는 좌석을 고를 수 있어 좋지만 혹시라도 갑자기 공연관람계획이 있다면 타임스퀘어광장의 tkts에서 공연 두시간 전부터 기다리다보면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단다. 운이 좋으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들었다. 행운이 있다면 추첨에 의해 티켓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운을 바라고 시간을 보내기엔 좀... 

무튼 이미 예약한 티켓을 찾으려고 공연장에 도착한 시각이 6시 좀 넘은 시각. 사람이 별로 없었다.

'주말이 아닌 월요일 8시라는 시각이 사람이 많을 시각은 아니지' 

티켓으로 교환한 후 우리의 좌석위치를 확인하고 타임스퀘어로 갔다. 화려한 네온간판들이 눈부시다. 물론 상점의 이름을 알리는 간판들은 작다. 간판이 별도로 있다기보다는 입구 윗쪽에 글씨로 적혀있을 뿐이라 상점을 찾으려면 눈을 크게 뜨고 봐야한다. 화려한 네온간판들은 광고용일 뿐 상점간판은 아니었다.

디즈니 매장에 들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각종 캐릭터들이 있었다. 애틀란타에서 뉴욕으로 오는 길에 보았던 영화'주토피아'의 캐릭터상품들도 있었다. 특히 재미있었던 나무늘보를 보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가 오더니 자신의 얼굴과 닮았다며 깔깔거린다.

일본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딸은 디즈니상품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2층으로 올라갔다가 내 블로그에 그려진 콩세알을 떠올리게 하는 상품을 만났다. 내 블로그의 콩세알 그림을 딸이 디자인한 것인데 디즈니 매장에 콩세알이라니...

공연시간이 이십분 남았기에 공연장으로 왔더니 입구에 관객이 그득하다. 어느 새 관객들이 몰려든 것일까?

우리 좌석으로 가기 위해 빼곡히 서있는 인파(2층으로 가는 관객들)를 뚫고 통로까지 가야했다.

커튼으로 가려진 무대소품들. 잠시 후 불이 꺼지고 두 시간의 공연이 진행되었다.

놀라운 무대변신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배경과 천정의 현란한 활용, 무대바닥의 신비한 변신. 마술하듯 숨겨진 공간들.

맨 앞자리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지휘는 보이는데 오케스트라단원은 어디있을까? 무대 아래에 있는 듯 싶은데 잘 안보인다. 지휘자의 손짓만 보일 뿐.

무대장식인가 싶었는데 주인공의 이동수단이 되기도 하고 화려한 샹들리에가 무대위에서 공연장 천정을 향해 올라갔다가 다시 무대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화려한 무대구성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연이었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있는 건가?

물론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와 춤솜씨는 말할 것도 없지만...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니 딸 덕분이다ㅎㅎ

공연이 끝나고 감동의 박수를 보낸 후 밖으로 나오니 화려한 간판불빛들이 가득하다.

길거리에 쓰레기봉투들이 즐비하다. 낼 새벽에 수거해가는 쓰레기들인가보다. 그 쓰레기봉투를 뒤지는 노숙자, 길바닥에 담요 한 장 덮고 누운 노숙자를 바라보며 화려한 불빛과 대비되는 씁쓸함. 그리고 도로 곳곳의 드릴소리와 엠뷸런스 소리로 시끄러운 도시의 밤이 난 싫다. 850만이 넘는 인구수를 가진 도시 뉴욕의 밤거리를 투덜거렸더니 딸의 말이 서울도 그렇단다. 그런 서울의 인구수는 오히려 뉴욕보다 많으니...

숙소로 돌아온 시각은 현지 시각으로 밤11시.

전화기를 두고 나갔다 왔더니 반쪽으로부터의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 머나먼 이국땅에 보내놓고 걱정스러웠을 터라 전화를 걸었는데 안받는다. 바쁜가보다. 한국은 오후 1시쯤일텐데...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아침 일찍 서둘러 애틀란타의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Peachtree center station으로 ...

첫날 들어올 때는 장시간 비행과 환승에 지쳐 놓쳤던 풍경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계단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보았던 것만큼이나 아찔하다. 다리가 후덜덜할 정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외국의 지하철에는 우리나라처럼 스크린도어로 답답하게 막혀있지않다. 우리나라는 스크린도어때문에 어처구니없이 죽는 일도 있는데 외국의 지하철에는 왜 스크린도어가 없을까?

휴일이라 그런지 승객이 별로 없다. 좌석배치가 우리나라와 다르게되어있는 애틀란타의 Marta는 빨강,노랑,파랑,초록의 네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주로 머물렀던 다운타운에서 공항까지는 빨강 노선과 노랑 노선을 이용하면 된다.

Marta이용을 위해서 1회 사용할 표를 구입하려면 2.5달러이고 여러 차례 이용하려면 카드를 구입해서 필요할 때 충전해서 사용하면 된다. 카드보증금은 별도로 2달러 추가된다.

다행히 아침햇살이 좋다.

애틀란타의 Harttsfield-Jackson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으로 가는 델타항공을 타기 위해 지하철에서 나오자 마자 게이트를 확인하고 수속밟는 곳을 찾는데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을 따라 들어가다보니 보안검색대로 곧바로 연결된다. 탐색견도 나와서 연신 승객들 가까이에서 코를 킁킁거리고 있었다.

특별한 짐이 없기에 수화물로 부치는 비용 25달러 아끼려고(델타항공의 가장 저렴한 좌석을 구입했더니 수화물을 맡기면 1개당 25달러 추가비용이 든다) 딸과 나는 가방하나씩 들고 들어갔는데 보안검색대에서 개봉하지 않은 물 한 병과 딸의 화장품(100ml이내 용기에 들어있는 거라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기내반입이 가능한 용량인데 미국은 안된다는군)을 빼앗겼다. 

딸이 투덜투덜한다. 미국에 있는 동안 얼굴에 바를게 없다고...좋은 거 사준다니까 그래도 싫다며 애틀란타에서 뉴욕에 오는 내내 기분이 가라앉아있었다.

애틀란타에서 뉴욕까지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시각은 두시간 십분정도. 오래 걸리지 않아 다행이다. 델타항공으로 구입한 항공권은 126.10달러. 우리돈으로 대략 15만원정도인데 등급으로 따지면 3등급좌석이다. 미국들어올 때 대한항공과 연계해서 구입했던 것은 2등석정도인데 탑승시킬 때 등급순으로 들여보낸다. 마치 설국열차가 연상되는 ㅎㅎ

그런데 2등급좌석(Main cabin이라 부름)과 3등급좌석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비용면에서는 십만원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지난 번엔 졸다가 커피를 받아서 잘 몰랐는데 델타항공에서 제공하는 커피에 스타벅스상표가 있다. 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진 않지만 스벅커피를 받았으니 인증샷.

통로 건너편에 아기가 자꾸 운다. 탑승마지막 즈음에 강아지 한마리와 아기를 안은 부부가 탔는데 좌석을 겨우 구했는지 따로따로 앉아있었다. 보채는 아기를 위해 아기아버지는 계속 서있어야했다. 아무래도 비행기가 좁고 답답해서 불편한가보다. 구름위를 올라다니니 아기가 힘들기도 하겠고...

주토피아 영어판으로 영화를 보다보니 뉴욕이 가까와졌나보다. 비행기아래로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아주 멀리 보이긴 하지만 허드슨 강(사실 바다인 줄 알았음)의 가운데 있는 섬에 우뚝 솟은 연초록의 동상이 자유의 여신상밖에 없지않겠나.

우리가 앞으로 나흘간 머물 맨해탄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층빌딩숲으로 이루어진 섬.

대한항공 비행기내에서 보았던 미국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미국은 다양한 건축물들의 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이라고 한다. 애틀란타에서 보았던 건축물들의 모양도 그저 네모네모인 우리나라 도시와는 다르더라. 비행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맨해튼의 건물모양도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는 듯

뉴욕의 La Guardia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에는 공항이 세군데 있다. 델타항공으로 들어온 La Guardia공항이 Manhattan에서 가장 가깝다. 그리고 Newark공항과 국제공항으로 유명한 John f. Kennedy공항이 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땐 JFK공항으로 갈 것이니 Newark공항만 못 가보겠군.

공항에서 숙소로 들어가는 방법이 세가지있는데 일반버스타는 법, 에어트레인타고 지하철환승하는 법 그리고 직통버스 타는 법. 항상 시간에 대한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나이기에 직통버스를 타기로 했다. NYC라고 알려져있는 직통버스를 타면 La Guardia공항에서 Manhattan까지 25분정도 소요된다. 물론 비용은 15달러라 좀 비싸지만...

국내선이라 특별한 수속이 없으니 부지런히 공항을 빠져나와 NYC버스를 찾았다. 부스에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밖으로 나왔더니 버스가 있긴한데 JFK공항방면이라고 쓰여있었다. 난 Manhattan의 Grand Central역에 가고 싶다고 말했더니 다른 직원을 부른다. 여직원이 카드체크기를 들고오면서 내게 빨리 버스에 올라타라고 했다. 버스안에서 카드로 비용을 결제하고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는데 출발했다 싶더니 이내 우리에게 내리라고 한다.

내린 곳에서 다른 버스에 우리를 안내해줬다. 알고보니 앞에 탔던 것은 JFK국제공항가는 버스라서 Manhattan행 버스를 연결해준 것이다. 고맙고 친절한 미국인을 또 발견함.

La Guardia공항에서 Manhattan행 NYC버스를 타는 위치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무작정 버스만 보고 타려고 했으니 사전준비 소홀이다ㅜㅜ. 버스승객이 모두 탑승하자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역시 대도시다. 차들이 빼곡하게 도로를 메우고 있었다.

Manhattan에 들어서고 첫번째 멈춘 곳이 내가 내릴 Grand Central Terminal.

버스 전면에 팁을 주면 감사하겠다는 문구가 쓰여져있다.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이 팁문화에 익숙치 않아서 도대체 얼마를 줘야할 지 난감할 때가 있다.

딸에게 1달러짜리 지폐를 주고 버스화물칸에 실었던 가방을 찾아오라고 했다. 잠시 뒤 딸이 부른다. 팁을 적게 줘서 기사가 기분이 나쁜가 싶어 다가갔더니 버스기사가 머물 호텔을 묻는다. 그래서 호텔이름을 이야기해줬다.

또다시 친절한 버스기사는 호텔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안가르쳐줘도 되는데 지나치게 친절하다. 그래도 알려줬으니 고맙다 인사하고 지도를 찾아볼 생각않고 가르쳐준대로 가다보니 반대방향이었다.

이 곳의 도로는 거의 정확하게 블럭화되어있어서 Ave.숫자와 ST.숫자를 알면 찾기 쉽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East 42번가인데 버스기사가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 곳은 West로 시작했다. 다시 되돌아 길을 걷다보니 우리 호텔은 찾기 쉬운 곳에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버스기사는 내가 묵을 호텔과 동일한 체인호텔이 있는 미드타운을 말해준 것이었다. 과잉친절 덕에 발품을 더 팔았군 ㅎㅎ

그런데 역시 뉴욕인가 보다. 길거리 맨바닥에 누워있는 노숙인과 동전통을 들고 서있는 노숙인들이 쉽게 눈에 띈다.

호텔로비에 가방을 맡겨두려고 했는데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도 좋다고 한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객실에 있어야할 것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데 사진에서 보았던 전자렌지가 없다. 커피머신은 있는데 그나마도 캡슐커피머신이다. 컵라면과 햇반을 먹을 방법이 없네ㅜㅜ. 로비에 물어봤더니 자신들이 쓰는 전자렌지를 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틀란타에서 실컷 먹어버릴 걸. 괜히 아꼈당.

복도에 정수기와 물병이 마련되어있어서 물값은 별도로 안들어가겠다.

점심으로 먹거리를 찾으러 마켓으로 갔다. 이틀 전 내린 눈이 녹아 거리 곳곳에 물이 고여있다. 지나가는 차들이 눈녹은 물을 튕기고 가버렸다. 그리고 햇살은 있지만 너무 춥다. 얼굴이 따갑다. 이 곳에서 유명한 명소중에 하나인 Grand Central Station에 가면 여러가지 먹거리를 파는 마켓이 있다고 들었다. 얼른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종종걸음을 걸어야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내가 좋아하는 과일가게가 가장 먼저 보였다. 근데 왜이리 비싼지...

종이컵 두 개 분량에 혼합과일조각이 담긴 것을 9달러주고 샀다. 그리고 오렌지알갱이가 씹히는 생과일주스 한 병(1리터가 좀 못 되는듯)을 13달러주고 샀다. 대략 점심 한끼를 10달러주고 사는 것에 비하면 많이 비싼 듯. 아침으로 먹을 빵은 7.5달러주고 샀으니 후식용 먹거리에 돈을 더 쓴 셈이다.

지하로 내려가니 길게 줄을 선 햄버거 가게가 있었다. 내내 우울해있던 딸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흥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엄마, 쌕쌕버거" 이건 뭔소리 쌕쌕버거라니...


알고 보니 'Shake shack'버거라고 미국에서 유명한 버거란다. 우리나라에도 매장이 생겼었다는데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딸이니 알지 난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버거다. 물론 버거에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줄을 서서 버거하나를 사들고 좋아라하는 딸을 보니 아직은 어린가!

일단 버거빵 사이에 들어가는 패티가 다르긴 하다. 딸이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다고 한입 먹어보란다. 씹히는 고기맛과 사각사각 양파와 피클 등이 우리나라 햄버거와 다르긴 했다. 평소 먹는 양이 적은 딸인데 이 버거는 잘 먹는군 ㅎㅎ

패티를 두 개넣은 버거가격만 10달러. 음료나 사이드메뉴 추가하면 역시 우리나라보다 비싼셈이다.

그러고보면 팁1달러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애틀란타에서 청소하는 사람을 위해 늘 1달러의 팁을 두고 다녔고  새벽부터 아침준비하던 식당아줌마에게도 팁을 주고 싶었지만 식당갈 때 돈을 들고 다니질 않아 주질 못했다. 팁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부정적이었지만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줘야하지않을까 생각한다.

딸이 사고싶은 물건이 있다하여 Time Square를 찾아 나섰다. 지도를 찾아보니 7TH Ave.와 West 46Th ST.로 가야했다.

자신있게 길을 걸어서 가다보니 멋진 건물이 하나 보였다. 자료를 찾아보니 뉴욕공공도서관이란다.

그런데 우리가 찾아갈 7번가를 못찾고 도서관 앞을 왔다갔다 반복했다. 길 찾는 거 하나는 자신있는데 왜 헤매고 있는지 이상했다.  

아뿔사, 동서방향으로 움직여야하는데 남북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드디어 찾아간 타임스퀘어.

요란한 전광판들이 켜져있었고 다양한 캐릭터의상으로 꾸미고 나온 길거리 예술가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캐릭터들과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면 돈을 줘야한다. 그들의 돈벌이 수단이므로...

딸이 찾고자 하는 가게는 찾지 못하고 기념품파는 곳에서 털모자 하나 구입했다. 너무 추워서 모자없이 걸어다니기가 힘들었기에...

뉴욕의 첫날을 이렇게 보냈다.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딸의 선배들에게 침대를 내주고 의자에 앉아서 졸다가 글쓰다가 그렇게 날밤을 지샜더니 온 몸이 찌뿌둥하다. 물론 시차적응때문에 밤에 잠을 못자긴 하지만 불켜고 책을 읽는 것도 잠자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까 싶어 불을 끄고 있었더니 아침에 가볍게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게다가 옆방 투숙객들이 밤새 소리지르며 싸우고 문을 세차게 닫아버리는 소리때문에 짜증스러운 밤을 보냈다. 이 도시는 밤새 싸이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대체 밤마다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시끄러워서 어디 살겠나 싶은 생각에 갑자기 '서울쥐와 시골쥐'이야기가 떠올랐다. 시골스러운 내가 이 거대한 도시에 적응 못하는 까닭이리라.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침먹으러 내려갔다가 주말이라 식당문을 좀 늦게 연다는 말에 다시 올라왔다. 먹던 시각에 먹을 것을 못 먹으니 배가 고프다. 딸 선배들이 과자와 과일조각을 내민다.

기다리던 아침먹을 시각. 다시 내려갔더니 손님들이 북적거린다. 평소와 달리 주말이라 투숙객이 많아졌나보다. 그래서인지 그릇들이 일회용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마도 주말시간 주방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일회용을 쓰는 가 싶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부터 한잔 가득 채우고 빵과 과일들을 접시에 담아 자리를 잡았다. 평소 아침보다 시끄러운 아침식사시간이었다.

딸의 선배들은 숙소를 정하러 나갔고 딸과 나는 밤에 못잔 잠을 자기로 했다.

창문으로 맑은 햇살이 비춘다.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햇살이 화창해보였다.

기온은 영하 5도라하니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밤사이 쌓인 눈때문에 제설작업을 열심히 했나보다. 염화칼슘이 뿌려진 흔적이 도로에 가득하다.

세찬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 햇살에 반짝이는 나무들이 보였다. 숙소 옆 작은 공원에서 반짝이는 나무들이 유혹하는 손짓을 하기에 가보았다. 눈이 쌓여서 반짝이는 줄 알았는데 작은 고드름들이 가지마다 매달려 마치 크리스마스장식용 전구를 휘감아놓은 듯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4월에 우리나라 곳곳을 장식하는 벚꽃향연 같기도 하고...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햇빛을 바라보고 찍어야 했다. 햇빛을 머금은 상태로 바라보았을 때가 가장 예쁜 상태라서...

딸아이가 기념코인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함께 기념코인을 만들려고 CNN으로 갔다. 그곳에 51센트를넣으면 동전을 만들어주는 기계가 있기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맑은 고드름이 매달린 풍광들을 보았다 .

햇살은 따사롭지만 바람은 정말 차가웠다. 이곳에 도착한 이후 가장 추운 날씨를 만났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지못하고 종종 걸음을 걸어 CNN센터에 도착했다.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곳곳에 놓인 카툰 네트웤 매장앞에서 코인을 만들었다. 코인을 뽑고 보니 우리가 넣은 51센트중에 1센트짜리를 펴서 기념코인을 만들어주는 것 인가 보다. 앞면은 우리가 원하는 모양이 새겨져있지만 뒷면엔 1센트짜리 코인의 그림이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린 50센트를 주고 기념코인을 사온 셈이다.

CNN센터에서 기념물을 살까하고 이것저것 들여다보던 딸이 비싸다며 발길을 돌렸다. 그래서 그안의 푸드코트 들을 둘러보며 무엇을 파는지 우리의 점심은 무엇으로 할 지 하릴없이 돌고 또 돌았다.

늦잠을 잔 탓인지 둘 다 배고픔을 모르겠기에 결국 푸짐한 저녁을 먹기로 하고 다시 숙소로...

원래 애틀란타에서 태어난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관이 가까이 있기에 찾아가볼까 했다. 날씨가 너무 차갑고 딸이 가고 싶지 않다하니 혼자 가기 싫었다. 물론 그 기념관을 가봐야만 인권운동가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곳에 왔으니 한번 가볼까 했는데 사실 돌아다니기엔 너무 춥다. 그리고 도시적인 분위기가 별로 돌아다니고 싶게 만들지 않아서 나중에 후회를 할 지 모르겠지만 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

CNN을 나오는 길에 전날 만난 캐릭터와 한 컷.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