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네팔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었다. 전교생이 모여 다모임을 하는 자리에서 네팔돕기 바자회를 기획했었고 나름대로 수익금을 모아 유니세프에 기부를 하기도 했다.

교육과정에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주제로 사회교과서가 구성되어있었고 학교차원에서 다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물론 학생다모임에서 결정했던 내용들을 연결하여 전체적인 행사기획을 하는 것이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하나의 나라를 정해 프로젝트학습을 진행하고 그에 따른 교육과정재구성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3학년은 4월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해보았던 네팔을 주제로 선정했다.

네팔국기, 네팔음식, 네팔놀이, 네팔의상 등 하나의 소주제씩 모둠이 나눠맡아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

사실 2011년 전교조 충남지부의 교육문화사업으로 네팔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 몇 개 학교에 방문하여 교육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나눠주고 종이접기 수업을 하고 온 기억이 있다.

그 때 배웠던 네팔 민요를 가르쳐줬더니 신나게 부른다. 발음이 맞든 틀리든 열심히 부른다. 의미는 알아야겠기에 인터넷으로 우리말 번역을 검색해봤다.

 

비단의 옷감이 팔랑팔랑∼ 비단의 옷감이 팔랑팔랑∼
날아 갑시다 산에 산골짜기에 비단의 옷감이 팔랑팔랑∼
날아 갑시다 산에 산골짜기에 비단의 옷감이 팔랑팔랑∼
날아 갑시다 산에 산골짜기에 비단의 옷감이 팔랑팔랑∼

총 하나가, 사슴을 겨냥하네
총 하나가, 사슴을 노린다네
나는 사슴을 노리는 것은 아니네 사랑을 불러 왔네
나는 사슴을 노리는 것은 아니네 사랑을 겨냥 하네

개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
개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
남자와여자의 사랑이 길에서 만났네
남자와여자의 사랑이 길에서 만났네

지난 9월에 심은 배추가 무럭무럭 잘 자란다. 여기저기 벌레먹은 구멍들이 보이기에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았다. 벌레가 내놓은 똥무더기 많은 곳을 중심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더니 한 아이가 아기벌레, 큰 벌레 등 다섯마리나 찾아냈다. 이 녀석은 엄살이 심한 편이고 화를 잘 내서 꾸중을 많이 듣는 아이다. 그러나 농작물가꾸기는 정말 잘한다. 벌레를 잡아내는 것도, 식물을 가꾸는 것도, 청소를 하는 것도 아주 잘한다.

또 다른 녀석은 애벌레를 키우자고 조른다. 나중에 배추흰나비 되는 게 보고 싶다고... 하는 수없이 곤충통에 담아서 교실로 가지고 왔다. 아이들이 틈만 나면 가서 들여다 본다.

"쌤, 애벌레가 사라졌어요."

"탈출했나봐요."

애벌레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보이지않는다고 야단이다.

"애벌레가 보호색을 가지고 있어서 안보이는 것 뿐이야. 자세히 보면 보여."

"못 찾겠으면 내가 찾아줄게."

 

 

애벌레 키우겠다고 가지고 들어온 이 녀석은 느림보다. 행동이 너무 느리고 굼떠서 엄마가 학년초에 걱정스럽게 상담을 왔었다. 하지만 머릿 속에 뭐그리 많은 상식이 들어있는지 이야기하다보면 무궁무진하게 쏟아져나오는 신비한 아이다.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아버지께서 선행학습이 중요하다고 공부를 시켜서 화난다는 아이의 말을 가끔 듣는 것이다. 느려서 답답하긴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아이다.

그림을 정말 잘 그리는 아이가 있다. 발표하는 차례만 되면 울었다. 돌아가면서 책을 읽는 것인데도 울었다. 살짝 넘어가려고 하면 다른 아이가 질투한다. 그런데 2학기 들어 점점 발표를 한다. 모기만한 목소리에서 파리 소리만큼 커졌다. 그래서 친구들이 모두 칭찬의 메시지를 적어줬다. 교실 뒷편에 칭찬하는 글을 적어두는 판이 있는데 학급 친구들의 칭찬글이 다닥다닥 붙여졌다.

3월초. 이 학교에서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학급에다가 지난 해에 크고작은 사고가 많았던 장난꾸러기들을 맡은 것에 대해서 동료들은 우려를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 아이들이 참 괜찮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함께 지내는 일년이 참 뿌듯하다.

참 괜찮은 아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들을 잘 마무리해봐야지.

 

 

'교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픈 만큼 성숙해진 아이  (1) 2015.10.29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  (2) 2015.10.22
볼수록 괜찮은 아이들  (1) 2015.10.15
나쁜 선생님  (2) 2015.09.26
아일란 쿠르디를 기억하기 위해  (2) 2015.09.07
백년 전 우리는...  (4) 2015.09.03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참교육 2015.10.15 0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아있는 교육.. 아픔을 함께하겟다는 마음을 키우는 교육이에요.
    자연을 배우고 사람을 아는 교육... 살아있는 교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