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한 달이라는 방학기간을 그저 건강하게 놀다오라 해도 좋으나 아이들의 방학일상이 엿보고싶어 일기는 꼭 쓰라고한다. 최소한 일주일에 삼일. 4주니까 꼼꼼이 쓴다면 전부 열두편인 셈이다.

일상일기, 독서일기, 체험일기, 주제일기 등 다양한 일기쓰기를 지도하고 있다. 쓰기싫으면 한줄만 쓰더라도 습관들여보라고 일기지도를 한다.



개인생활침해라 일기검사를 하지말라고 권하고있으나 나와 아이들은 일기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일기로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하고 상담을 나누기도 한다. 그래서 일기 한 켠에 '선생님말씀'칸을 만들어두는 아이도 있다. 어떤 경우엔 아이글보다 내 답글이 더 길게 씌여지기도 하며 내 답글에 대해 아이의 답이 더해지기도 한다. 읽다보면 아이의 생활이 보이고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번 방학 중 아이들이 쓴 일기를 읽어보느라 어제와 오늘 이틀을 초과근무했다. 그나마 열아홉의 우리반 아이 중 다섯명의 아이가 일기를 안써서 읽는 시간이 많이 절약되었다. 다행(?)이다.

일기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글쓰기 자체를 싫어한다. 말로는 재잘재잘 말도 많은 아이인데도 말을 글로 옮기기 어려워한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글로 남겨두게 하고싶은데 잘 안된다. 이오덕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살아있는 글쓰기를 경험시키고 싶은데 말이다. 꾸밈없는 글, 맛깔나는 글, 삶이 묻어나는 글쓰기. 사실 어른인 나도 어렵긴하다.

그래서 매일 일기검사를 한다. 시간이 부족할 때도 있지만 시간을 쪼개서라도 일기를 모두 읽어보고 답글을 써준다. 안그러면 옆에서 아이가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 일기검사하고 달라고. . .일기장 받자마자 답글쓴 것을 확인한다. 그 답글을 읽는 아이의 표정때문에라도 일기검사는 멈출 수 없는 나의 일과 중 하나다.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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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5.08.26 13: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은 하루종일 해도 할 얘기가 남은 사람들도 글을 쓰라면 몇줄도 못씁니다.
    글쓰기 지도를 안한 학교 탓이지요.
    옛날 저는 70명 가까운 아이들 일기 쓰기도 밑즐 그어주고 몇자씩 글을 남겨 줬던 기억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