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의 어린쥐(Orange에 대한 MB식 발음)’발언에서 시작된 영어광풍!

초등학교마다 교사자격증을 가지지 않았으나 영어관련자격증을 가진 영어전문 회화강사가 배치되거나 원어민강사가 배치되었고, 초등학생 영어인증시험들이 난립했다.

기차를 타고 어딘가를 가는 길에, 커피숍에 앉아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리고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서 쉽게 들리는 몇마디 영어들. 아마 그 광풍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국민이 되고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차라리 제2모국어로 영어를 쓰자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유아들이 영어를 읊조리면 기특하고 뿌듯해하는 부모들의 맞장구치는 모습과 외국생활하다 왔는지 생김새는 분명 한국인인데 커피숍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가족의 모습, 걸핏하면 영어를 섞어쓰는 학생들과 방송인들의 모습이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의 언어생활 현주소.

영어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그러나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로 대화를 나누기 꺼려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다른 나라의 언어로서 영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영어교육 아니 영어학력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높은 건 아닐까!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구제에 관한 특별법

제8조 (선행교육 및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 등)

 ① 학교는 국가교육과정 및 시·도교육과정에 따라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하여야 하며, 편성된 학교교육과정을 앞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서는 아니 된다. 방과후학교 과정도 또한 같다.
② 제1항 후단에도 불구하고 방과후학교 과정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편성된 학교교육과정을 앞서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신설 2016.5.29] [[2019.2.28까지 유효, 2016.5.29 제14149호 부칙 제2조]]
1.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고등학교에서 「초·중등교육법」 제24조제3항에 따른 학교의 휴업일 중 편성·운영되는 경우
2.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중학교 및 고등학교 중 농산어촌 지역 학교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 및 방법 등에 따라 지정하는 도시 저소득층 밀집 학교 등에서 운영되는 경우
③ 학교에서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6.5.29]
1. 지필평가, 수행평가 등 학교 시험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여 평가하는 행위
2. 각종 교내 대회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여 평가하는 행위
3.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학원, 교습소 또는 개인과외교습자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 또는 선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6.5.29]

으로 인해 초등학교에서 이뤄지던 방과후교육과정의 영어수강대상에서 1,2학년이 제외될 것으로 알려지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고 한다.  그로인해 교육부도 갈팡질팡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요즘이다.

언어교육은 평생 이루어져야하는 것임에도 유독 영어교육에 대한 과열만큼은 영어를 단순히 언어로서의 습득을 위한 목적이 아니고 대학입학과 취업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다고 믿는 영어이기에 학부모들에게서 학력을 높일 수 있는 영어교육에 대한 정책은 뜨거운 감자인 것이다.

이 특별법은 2016년에 신설되어 공교육현장에서 선행학습 또는 선행학습 유발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방과후교육과정으로 선행학습이 이뤄지는 경우에 대해서는 2018228일까지만 진행될 수 있도록 유예해왔다. 선행학습의 가장 대표적인 과정이 영어였고 유예기간이 끝남에 따라 20183월부터는 방과후교육과정의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이상이어야 수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의 영어수업이 금지될 것에 발맞추어 지난 11일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유치원의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법제화를 교육부에 제안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초등학교 1,2학년이 영어수강을 못하게 되니 초등학교 취학전 유치원학생들에게도 영어과정이 금지된다면 좋지않을까 싶어 반가운 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유아나 초등학교 1,2학년의 학부모들은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치원에서는 놀이중심의 영어수업이라 아무 문제없다는 식이지만 일상적으로 볼 때, 놀이와 흥미위주로 영어를 진행한다고해도 실상은 발달단계에 맞지않게 선행해서 수업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들은 저렴한 비용 때문에 방과후교육과정의 영어수강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방과후교육과정의 영어에 대한 수요는 1,2학년을 중심으로 높은 편이다. 방과후학교 영어강사들조차 1,2학년을 대상으로 수업하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1,2학년마저도 맛보기로 영어수업에 참여해보다가 방과후교육과정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되는지 결국 사교육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초등학교 1,2학년위주로 진행되는 방과후 영어교육이 오히려 사교육시장을 더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학부모들은 1,2학년 방과후 영어교육이 제한받게 되면 사교육시장을 더 키우는 것이라며 반발한다. 사교육시장은 어차피 늘 그렇게 존재해왔던 것을...

내가 맡았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영어시간이 아니어도 짧은 단어라도 영어로 말하기를 즐겨하며 영어로 쓰기를 자랑스러워한다. 영어 동화책을 가져와 자랑스럽게 읽어댄다. 그러나 정작 우리말로 말하고 우리글로 쓰기는 싫어한다. 함께 책을 읽어도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말 독해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후 한글교육을 한다고 한글을 배우지 않고 들어온 아이들이 영어로 글씨를 쓰고 한자어를 술술 이야기하는 것은 또 어떤가!

학부모들이 학력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주어진 문제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인데 학부모들은 문제풀이식, 주입식, 암기식 수업을 하지 않아서 학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에 초등학교에서의 일제평가가 사라진 것이 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점수가 매겨지는 평가지와 등수가 적힌 통지표를 받아보고 싶어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볼 때, 여전히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한 경쟁위주의 학력지상주의가 많이 우려스럽다.

영어선행학습이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선택해서 배우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아이가 좋아서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한다면 시키면 될 일이다. 나 역시 아들이 영어를 좋아하기에 네 살 때부터 영어 사교육을 했다. 좋아하는 디즈니영화를 자막이나 더빙없이 해외에서 직접 구입하여 비디오로 보여주었고 영어유치원에 보내기도 했다. 혼자서 영어말하기 대회준비하고 상을 받아 들고온 적도 있다. 그렇게 꾸준히 흥미위주로 영어공부를 해온 터라 어른이 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외국에서 1년이라도 살다온 친구들이 더 유리하더라고 한다. 아들이 영어를 좋아하기에 딸아이도 좋아할 줄 알았다. 딸을 임신했을 무렵, 영어사교육시장에서 일을 했던 터라 주변에서 모두들 딸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알파벳송을 부르지 않을까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 반대였다. 딸아이는 영어를 심하게 싫어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지면서도 사교육을 거부했고 혼자 나름의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하긴 했지만 영어를 정말 싫어했다. 수능에서도 영어성적은 저조했다. 그러나 시험성적이 나쁘다는 것 뿐이지 살면서 영어로 인해 힘들어하진 않는다. 외국여행을 갔을 때, 나름대로 자신이 알고 있는 영어를 사용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나 미국본토에서 영어로 진행되는 학회에 참석하여 프리젠테이션하는 용기를 보면 영어를 싫어한다고 해서 아주 못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모든 영역이 마찬가지겠지만 하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선택해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교육에서 영어선행학습이 진행된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전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에 영어교육이 도입되었을 때도 중등 영어교사들은 초등영어교육이 영어교육을 망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흥미위주로 놀이를 중심으로 말하기 듣기교육에 집중한다고 시작되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사교육을 받고 온 학생과 받지 못한 학생의 격차가 보였다. 마치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이 한글을 다 떼고 온 경우와 전혀 쓸 줄 모르는 경우로 나뉘어진 것처럼 말이다. 그렇고 보니 초등학교 졸업하면서 이미 영어를 포기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경우가 생겨 가르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항상 앞서는 학생과 뒤처지는 학생이 생기게 마련이고 일찍 시작되면 일찍 시작될수록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은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결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선택에 맡겨두었을 때도 격차는 벌어지겠지만 공교육으로 진행되어 모두가 당연히 해야할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와 사교육으로 진행되어 개인의 선택으로 맡겨지는 경우로 발생하는 격차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내가 살아왔던 세대가 그렇지 않았던가!

학부모들과 상담을 할 때, 이 나라의 1%안에 드는 삶을 살 수 있을 만큼 경쟁에 내몰고 싶으면 맹모가 되어 강남의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서 그 곳 학부모들의 방식대로 키워야 할 거라고 말한다. 영어공부를 아주 잘하고 싶다면 외국에 가서 1년 이상 살다가 오라고 말한다. 그렇게 못해줄거면 그냥 지금 이대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게 사는게 좋다고 말한다. 어찌될지 모르는 미래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도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세상임을 알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물론 학부모들이 내 말에 수긍하진 않지만...

학습량이 가장 많은데 공부에 대한 흥미는 떨어지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학학력을 가지고 있는데 수학을 싫어하며, 영어학력은 우수한데 영어로 일상대화나누기조차 두려워하는 모순들 속에서 학교 현장에서 교사로서 바라보는 공교육정상화를 위한 선행학습 금지는 당연한 일이라 하겠지만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우리나라 국민의 정서를 볼 때, 정권에 따라 교육정책이 자주 흔들리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전 정권에서 시행된 특별법이라 하여 또는 정권이 바뀐다고 하여 단기적인 정책으로 끝나버릴까 그것이 우려스러울 뿐.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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