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그 해의 사자성어, 指鹿爲馬

전국의 대학교수들이 그 해의 사건과 사회의 현상을 함축적으로 반영한 사자성어를 발표해오고 있다.

사슴을 말이라고 일컫는 것을 뜻하는 지록위마, 흑백이 바뀌고 옳고 그름이 뒤바뀐 경우에 사용한다는 사자성어다.

2014년 당시 거짓이 진실인 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사건들이 있었다. 정치계의 온갖 갈등상황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대통령 스스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 형국이라하여 대학교수들이 선택했던 사자성어.

당시 사슴을 말이라 우겼던 박근혜씨는 지금 어찌 되었나?

최근 지역에서 방과후학교 운영에 관한 조례로 이해당사자간에 시끌시끌하다. 방과후학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제정했다는 조례지만 방과후학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제정공포되어 그저 실적을 위한 조례라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831일 몇몇 지역신문기자들이 시의원의 조례가 위법하지 않다는 글을 싣고 있다. 방과후학교 운영-지원 조례적법 유효라는 제목의 서울일보 기사에서 기자는 세종시의회가 다양한 의견 수렴을 조례에 반영하기 위해 20163월부터 교육청과의 협의 5회와 입법을 위한 간담회 1, 교육부 질의 등으로 거쳐서 제정되었다고 적고 있다. 같은 날, 세종시교육청 방과후학교 운영 및 지원 조례적법, 유효해라는 제목의 대전투데이 기사 역시 똑같은 내용으로 적고 있다. 똑같은 기사.

영화 공범자들을 통해서 해직언론인들은 말한 내용 중 기억나는 대사.

침묵하지 않았다” "언론은 경비견으로서 짖어야한다"

그동안 취재현장에서 기레기라는 손가락질에 부끄러웠다며 이제라도 참언론인으로 서고 싶다고 4일 0시를 기해 KBSMBC는 파업을 결의했다. 케빙신 또는 엠빙신이라는 비난을 들으며 지난 9년간의 아픔을 딛고 국민의 방송으로, 만나면 좋은 친구로 돌아오겠다 각오를 다지고 있다.

언론인이라면 적어도 기사를 내보내기 전 관련당사자들을 만나 각자의 주장을 들어보고 그 주장들 사이에서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린 후 균형있게 글을 써야하는게 아닌가?

일반인으로 적법함과 위법함을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으니 두 신문의 기사내용을 읽고 보니 근거로 제시한 세가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조례가 적법하고 유효하다는 세가지 근거를 따져보자.

첫째 근거로, 전교조 법률자문 결과 지방자치법 제22조에서 규정한 법률유보원칙에 대해 방과후학교 조례가 교육감과 학교장, 교원 등 교육공무원에 대해서 준수토록 규율하고 있기에 지방자치법에서 말하는 주민에 해당하지 않아 위반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렇다면 지자체의 조례들 중 교육행정에 관련하여 교육공무원이 준수해야하는 조례들은 상위법과 관계없이 제정되어도 무관하다는 뜻인가? 또한 이 조례로 인해 학부모가 부담해야할 수익자부담의 방과후학교가 더 많아진다면 지자체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두 번째 근거로,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따라 법령의 범위 안에서라는 말의 의미를 법령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라고 해석하여 방과후학교 조례가 ·중등교육법을 위반하려면 학교에서 방과후활동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어야 하나 그런 규정을 찾을 수 없으니 위법하지 않다고 적고 있다.(방과후활동이라고 적은 것은 아마도 방과후학교를 잘못 표현한 것으로 생각됨)전교조 법률자문에서 조례가 ·중등 교육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는 어느 조항에서도 방과후활동 아니 방과후학교에 대한 규정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급되지 않은 내용을 놓고 할 수 없다는 규정을 찾을 수 없으니 위법하다는 것은 너무나 억지스러운 논리아닌가!

세 번째 근거로, 방과후학교 조례 제61방과후학교는 학교의 여견과 학생·학부모의 요구를 고려하여,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방과후학교 운영에 관한 학교장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으므로 법률우위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교조 법률자문에서 학교장의 자율권과 재량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은 조례 제61항의 내용이 아니다. 조례 제53학교장은 제1항의 기본계획에 따라 방과후학교의 연간운영계획을 수립하여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초·중등교육법 제231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위반을 말하는 것이다. 이 조례의 서문에 보면 분명히 방과후학교를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활동으로 적고 있다. 그렇다면 초·중등교육법에 교육과정 이외의 활동으로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한 규정이 있었는지 살펴봐야한다. 그렇지 않음에도 학교교육계획에 반영하라고 조례에 규정했다면 법률우위원칙에 위배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조례가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좀 더 논리적으로 명백하게 설득을 할 수 있어야한다.


가끔 잘못된 가르침을 하고도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 동료를 볼 때, 윗사람으로서 잘못된 것에 대해 사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충고를 해준다.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사슴을 말이라고 우길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후 전국 최초로 제대로 된 방과후학교 조례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는가! 학교의 책무를 강조하지 말고 지자체의 든든한 행재정적 지원과 교육청의 방과후 교육활동을 위한 정책마련으로 지자체 구성원모두가 행복한 그런 멋진 조례를 전국 최초로 만들어보면 안될까?

轉禍爲福이라 했거늘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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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7.09.05 1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을재 선생님이 전교조 텔방에 선생님 글을 공유했는데 참학 지부장이 이런 반박글을 올렸데요.

    시민단체들 침묵하고 있지 않습니다 원활하지는 않지만 시민교육연대 중심으로 폐기투쟁 논의하고 있습니다 전교조의 큰어른이 지역의 분열을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면 정선된 글을 쓰시면 좋겠습니다~좋은 글 읽어 보라고 하면 된것을 참 그 시각이 안타깝고 실망입니다

    이렇게요.... 참 이사람 어떻게 갎으면 좋을 지...

  2. *저녁노을* 2017.09.10 06: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변화가 두려운 사람들인가 봅니다.
    안타까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