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요즘은 학생들 사이에 만민공동회 진행자 김제동으로 유명하다.

지난 토요일, 2회 세종교육공동체 한마당이 세종컨벤션센터에서 펼쳐졌다.

이 작은 학교 아이들이 두 팀 나가기로 신청이 되었었고 그 두 팀에 속한 우리 반 아이들이 전체 열 한 명 중에 아홉이라 내가 데리고 나가기로 했다. 하루종일 현장학습으로 계획을 세워 6학년 아이들까지 모두 스물 여덟 명을 데리고 나갔다. 공연을 해야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이 시골 아이들에게 김제동씨의 강연을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헌법 조항을 줄줄 외면서 대통령 박근혜의 헌법 위반사실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설명하던 김제동씨의 입담을 들으며 경탄하던 아이들에게 직접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던 탓에 아침 9시부터 학교를 출발해 두 팀의 리허설을 하고 가장 앞자리에 앉도록 했다.

그런데 의자에 내빈석이라 쓰여져 있어서 혹시나 앉으면 안되나 싶었지만 아이들이 우선인 공연마당인데 뭐...

오프닝 공연을 하는데 의외로 객석이 썰렁했다. 김제동씨 초청한 주최측이 난감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강연시간이 임박해지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김제동씨 강연 직전이 우리 아이들 공연을 마치고 출연자대기실로 나오는데 몇몇 남자들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김제동씨인 것도 몰랐다.

2006년에 아들과 딸이 어느 행사장에서 김제동씨 싸인받느라 줄을 섰던 기억이 있는데 그 때 본 김제동씨와 강연장에서 가까이 만난 김제동씨는 많이 달라보였다. 느낌 탓일까?

십여년 전 김제동씨는 그저 입담좋은 못생기고 웃기는 연예인이었으나 언젠가부터 고 노무현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사회를 보았던 멋진 사람, 촛불집회에서 만민공동회를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그런 사람으로 보여진다.

그런 생각으로 가장 앞자리에서 바라본 김제동씨는 정말 잘생긴 지식인이었다.

강연을 시작하는 김제동씨는 마을행사로 알고 관객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로 생각하고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다짜고짜 질문부터 받겠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내게 질문을 하라하는데 일반인들의 질문이 더 효과적일 듯 하여 가만히 있었다.

학부모 한 사람이 김제동씨와 동갑내기라며 이 탄핵시국에 대해서 자녀가 있다면 어떤 말을 해줄 것이냐고 첫 질문을 했다.

아직은 미혼이라 자녀가 없어서 대답을 해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더니 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삼십분을 풀어나갔다. 저출산문제와 아이들을 위한 정책에 대한 견해를 깊이있게 밝혔다.

무대와 객석간의 간격이 너무 멀어서 불편했는지 김제동씨는 한발짝 한발짝 내려와 사람들이 앉아있는 바로 앞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뒤이어 초등학생이 친구의 심각한 중2병을 어떻게 고쳐줄 수 있겠냐고 질문했다.

이 질문을 듣고 오히려 질문한 아이에게 해결방법을 찾게 하면서 그 아이의 대답을 가지고 또 삼십분을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그리고 통일이야기, 헌법이야기. 그렇게 90분의 이야기를 들려준 김제동씨의 재치있고 가치있는 저력에 감탄했고 감동을 받았다.

강연이 끝나갈 무렵, 우리 두 번째 팀의 공연 준비를 위해서 무대 뒤로 가야했다. 강연을 마치고 무대 뒤로 내려온 김제동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이파이브를 해주며 기를 불어넣어주고 떠나갔다. 생각같아선 아이들과 사진이라도 한 장 찍자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 여력이 없이 바로 무대 준비를 해야했기에 아쉬운 작별을 했다.

김제동씨의 강연 중 통일에 대한 미래전망이 나와 비슷한 맥락에서 풀어내는 것을 듣더니 우리 아이들이 늘 내게서 듣던 소리라며 맞장구를 쳐댔다.

나의 소원은 통일 대한민국이 되면 캠핑카를 한 대 사서 광활한 만주벌판을 지나 차갑다는 시베리아를 거쳐서 유럽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비행기타고 유럽여행을 하는게 아니라 통일된 한반도에서 유라시아대륙으로 열차레일이 연결되고 도로가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를 꿈꾸고 산다.

이명박 정부 때 금강산관광길이 막히더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개성공단마저 폐쇄되고 남과 북의 일반인이 함께 오갈 통로가 사라져버린 지금. 이 탄핵정국이 빨리 종결되고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길 소망하면서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비가 오만원을 부르며 어느 누가 이을건가 남누리 북누리를 애타게 되뇌어 본다.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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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6.12.23 14: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하셨습니다.
    아이들 공연 준비며 그 무거운 불 운반하시느라...
    저는 유튜브로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