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학교평가가 실시되었다.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를 동일한 지표로 비교하여 학교별 성과급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학교간 줄세우기였던 것이다.

비교를 위해 사용한 지표라는 것이 객관적이라고는 하나 2014년의 공시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2013년의 실적이 반영되기도 하고 독서교육을 예로 들면 도서대출실적을 지표로 사용하다보니 실적을 늘리기 위한 편법이 빈번하기도 했었다. 또한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하다보니 업무담당자가 글짓기를 하기에 따라서 학교성과급이 달라진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오곤 했다.

2016년, 교육부에서는 학교성과급을 폐지하는 대신에 개인성과급 차등금액을 벌려놓았다. 교사들 간에 돈을 가지고 경쟁으로 치닫게 만들려는 꼼수였다. 그러더니 2017년부터는 성과급과 승진점수를 연동시키는 교원업적평가라는 것을 적용시킨다고 하였다. 교육의 본질을 찾아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움직임을 돈과 승진이라는 미끼로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연금법이 손질당하면서 저경력 교사들은 성과급과 시간외 근무수당을 벌기 위해 업무중심으로 학교생활을 하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무조건 하지말라고 말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나라가 금수저니 흙수저니 계급사회로 변해가고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고용불안정한 사회로 전락하고 있으니 탄탄한 철밥통으로 믿고 있는 공무원이 되고자 노력한 젊은이들에게 뭐라 하겠는가!

아무튼 학교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한 학교평가는 사라졌다. 대신 학교자체평가라는 용어를 도입하게 되면서 작년부터 학교자체평가 편람을 제작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교육의 본질을 찾겠다는 명목으로 모였었다.

학교자체평가는 학교간의 비교를 목적으로 하는 평가가 아니고 교육청이 내건 비전을 실천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각 학교별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 목적으로 실시한다고 믿고 있다. 작년에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시범적으로 자체평가를 실시해보았고 올해는 학교자체평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들에게 조언을 하고자 컨설턴트를 담당하고 있다.

1학기에 특정학교에서 요청을 해오기에 그 학교의 교장, 교감을 포함한 전 교사들과 함께 앉아 학교자체평가 진행과정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2학기 시작하자마자 일주일동안 관내 학교들 모두 하루씩 참여하여 사례를 들려주고 컨설턴트별로 나누어 컨설팅을 했다.

17개 학교의 담당자들이 쏟아놓는 이야기는 업무의 과중함이다.

기존에 학교평가를 할 때는 성과급이라는 당근이 있었지만 지금은 학교간의 비교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실적을 쌓아야하고 보여지는 뭔가 있어야하고 구성원간의 합의를 이끌어내라고 하는데 함께 모이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보니 이 학교자체평가라는 것이 그저 한 사람의 희생을 요구할 뿐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아무리 비교자료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교육청에서 이 평가자료를 가지고 학교간 비교를 할 거라는 의심을 하고 있고 학교자체평가 예시로 보여준 자료를 따라하자니 벅차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해본 적 없는 것을 하라고 하니 막막하고 따라하자니 쉽지않다는 이야기.

첫째, 평가지표가 너무 많고 모호하여 업무담당자 개인의 과중한 업무부담

학교자체평가에는 공통지표와 자율지표항목이 있다. 공통지표는 시교육청이 요구하는 혁신과제에 맞게 학교가 변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의무항목이 있고 자율지표는 학교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내거나 예시를 적용해도 좋도록 안내되어있다. 편람을 만들 때 교육청에서 제시한 자율지표에 대해서 의미가 없다는 것과 단순한 공시자료일 뿐이라는 편람위원들 자체의 지적이 있었으나 그나마 제시해주지 않으면 학교현장에서 혼란이 있을 것이라 하여 그대로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컨설팅에 참여한 담당교사들의 의견을 모아보니 교육청에서는 함께 의견을 모으고 학교교육과정계획, 실행, 평가가 하나로 이어지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학교자체평가에 대한 관심도가 낮고 평가의 취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평가과정을 업무담당자 한사람의 몫으로 던져놓은 것이다. 주어진 공통지표만으로도 지표가 많은데 자율지표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고 예시로 준 지표를 선정해서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니 평가형식은 바뀌었으되 내용은 종전과 다름없다는 볼멘소리들이 나왔다.

둘째, 전문적 학습공동체라는 용어의 생소함때문에 뭔가 특별한 모임을 만들려고 함께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아우성

전문적 학습공동체라는 용어에 대한 연수가 많이 부족했나보다. 수업협의도 해야하고 교내연수도 해야하는데 언제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라는 말이냐는 어느 학교 담당자의 말을 듣고 어이없는 웃음을 웃었다. 수업나눔이 되었든 특정교사의 전문성연수가 되었든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들이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시간인데 현장의 교사들은 뭔가 특별한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해야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나보다. 전문적 학습공동체에 대한 쉬운 예를 설명해줘야하는데 함께 한 교사들이 퇴근시간만을 기다리고 있기에 답변도 못해준 채 끝내버렸다. 못내 아쉬웠다. 현장의 교사들에게 혁신과제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떨어버릴 수 없었다.

셋째, 생활공동체로서 학부모와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야하는데 학부모들이 협조보다는 요구사항이 많아 힘들다는 하소연

학부모와 교사, 함께 아이들을 위해 동행할 수 없을까? 내가 있는 학교의 학부모들은 담임과의 주기적인 간담회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부모들과의 자리를 불편해한다. 작년에 난 학부모들과 함께  즐거운 자리를 마련하려고 여러 가지 활동들을 했었다. 그러나 일반 교사들은 그 자리를 꺼려했다. 그래서 올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학부모들의 협조가 부족하다는 것은 아마도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자율적으로 선택하라고 한 일이 아니라 학교에서 조직하고 동원하고 싶은 곳에만 협조를 부탁하기 때문은 아닐까? 작년에 학부모회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하고 학교에서는 행재정적 지원을 해주며 동아리별 담당교사를 통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었었다. 관리자의 요구와 교사들의 요구사이에서 학부모회가 잠시 어려워했던 경우는 있지만 유쾌하게 일년을 보냈다고 들었다. 올해는 그렇지 못해서 학부모회장이 눈물을 보인 적도 있다. 지원은 없고 동원만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글프다며...

컨설팅을 하고 나니 업무담당자들의 고통이 전해져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이런 사례나눔자리가 있어서 혼자하던 고민을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걸음마가 어찌 쉽겠는가, 함께 한다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신영복 선생님의 글귀로 마음을 다잡아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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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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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교육 2016.09.13 13: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교 평가란 학교 서열화요. 길들이기 입니다.
    진보교육감조차 이런 평가를 천편일률적으로 한다는게 옳은 일일까요?
    학교평가를 꼭 해야된다면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합리적인기구라도 만들어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요?
    돈으로 길들이는 평가는 학교 황폐화를 심화시킬 뿐입니다.

  2. 좌충우돌 양돌이쌤 2016.09.13 14: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예요. 돈을 주는 평가는 사라졌구요. 방식이 달라진 것을 아직 현장에서 이해하지못해서 혼란을 겪는거여요

  3. 먹튀 검증 2018.08.21 20: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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