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서승호.

라미띠에 오너셰프, 원테이블 레스토랑, 해피스쿨 교장 등의 화려한 경력이 인터넷으로 검색된다.

그와의 만남은 2년전 서울에서 전학온 학부모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학부모들의 학교버스 운행에 대한 요구사항이 무리하다싶어 몇몇 학부모를 만나게 되면서 알게 된 서승호 셰프의 카페 드모모그의 농장은 섭골농장이라고 부른다.

작은 저수지를 바라보는 그저 한적한 곳에 운치있게 카페를 지어놓고 고급스럽게 손님을 맞이한다고만 생각했었다. 커피를 포함해 모든 음료의 가격이 당시 만원. 그리고 곁들여지는 셰프의 수제 디저트(처음 맛본 디저트들의 맛은 환상적이랄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다. 그러나 셰프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 커피 한 잔말고 얻어지는 게 많다. 그래서 가끔 아는 이들을 그 카페로 데려간 적이 있다.

멋지게 손수 가꾸는 정원에는 이야기를 담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알지 못했던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가 들려준다. 체험관을 지어 지역의 학생들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많단다. 그래서 내게는 아이들에게 체험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또 한사람일 뿐이었다.

물론 서승호 셰프는 지금 그 카페를 운영하지는 않는다. 또한 직접 요리를 하지 않는단다. 가르치는 일과 책쓰는 일을 주로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를 아이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어 오랜만에 찾아갔다. 미리 전화를 했더니 바쁜 일정을 쪼개어 흔쾌히 오라하기에 조퇴를 내고 찾아간 카페는 많이 바뀌어있었다. 이제는 제자들과 함께 레스토랑을 운영한단다.

레스토랑 이름이 ’. 이름에 담긴 의미는 그의 블로그에 적혀있다.

주방기구들로 가득했던 벽면에 책들이 꽂혀있었고 메뉴판도 바뀌었다.

내가 찾아갔을 때 시청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공무원들의 경직된 업무문화와 이런저런 을 끌어대며 무턱대고 친한 척 하려는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답답해했다.

맛난 차와 프랑스식 디저트를 선뜻 내준다. 하지만 요리에 대한 문외한이라 그저 맛있다는 평가 외에 할 말이 없다.

타임꽃과 명이나물 이야기를 신비롭게 들려주는 그에게 내가 찾아간 이유, 아이들을 위한 체험거리에 대해서 어렵게 말을 꺼냈다. 아이들에게 꿈에 대한 이야기든, 요리에 대한 이야기든 좋은 이야기 해달라는 부탁과 그의 명성에 걸맞는 강연료를 드릴 수 없음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는 흔쾌히 와주마했고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뤄졌다. 그저 이렇게 함부로 부탁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로선 염치불구하고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셰프로서 이야기하는 요리에 대한 철학은 나처럼 요리를 즐기지 않고 그저 살기위해서 먹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요리에 대한 생각을 그로 인해 많이 바꾸게 되었다. 우리말 속담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에 담긴 의미를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은...

아이들은 그를 위해 환영의 현수막을 그리고 우쿨렐레 연주를 준비했다.

그는  아이들의 환영에 감동받았다며 전날밤 책을 번역하느라 세시간밖에 못잤다는 말로 이야기를 열었다. 아이들에게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세 가지 맛의 수제마카롱을 맛보고 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그저 달기만 한 마카롱이 아니라면서 마카롱에 담긴 이야기를 해주고는 소금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이야기를 통해서 소금이 이뤄내는 균형에 대한 이야기.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프로로서의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힘겨움까지도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그의 요리나 어록들이 담긴 엽서를 선물했다. 우리반 아이들은 덤으로 싸인받기까지....

서승호 셰프의 프로다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었겠지?

이 열악한 컨테이너 교실 속에서 60분 강연을 해준 서승호 셰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교단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자  (2) 2016.07.28
뭣이 중헌디  (1) 2016.07.24
서승호 셰프의 요리이야기  (2) 2016.07.09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1) 2016.07.03
독서토론-'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1) 2016.05.23
토끼집짓기  (0) 2016.05.10
Posted by 좌충우돌 양돌이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