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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코타키나발루 여행 1일차-캘리베이

캄캄한 밤,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수속도 없이 공항밖으로 나와보니 차들이 즐비하다.

호텔픽업기사에게 전화해서 호텔에 체크인한 시각이 밤 두시.

깊은 밤임에도 컵라면을 끓여먹고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첫밤을 보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을 맞아 살펴보니 숙소 창가에 걸터앉을 수 있는 구조였다.

올라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공을 차는 아이들이었다.

자세히 보니 학교인 듯 보이는 건물에서 교복입은 학생들이 나오고 있었다.

날씨가 더운 탓에 학교수업이 일찍부터 진행되는 것인지 9시도 안되었는데

운동장에 공을 차는 학생들과 교실을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을 가진 우리와 비교될 만큼 푸른 운동장이 부럽다.

아침 9시에 첫번째 투어를 위한 차량이 도착했다.

캘리베이투어. 여기에서 출발하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란다.

캘리베이에 도착하면 관광객이 많을 거라는 말도 해주었다.

우리 둘 만을 태우고 40여분을 가면서 친절하고 상냥한 기사는 이런저런 말도 건네고

가끔은 한국말도 섞어서 캘리베이까지 가는 내내 코타키나발루에 대한 설명을 했다.

한국인 관광객을 많이 상대하는 탓에 약간의 한국말을 알고 있었다. 

아들과 나는 말레이시아 언어를 찾아 연습하고 있었더니 간단한 말레이시아 인삿말들을 알려주었다.

중간에 가이드할 히잡쓴 여성이 버스에 올라탔다.

좀 전에 배운 말레이시아어, 아빠 까바르(Apa khabar)로 첫인사를 했더니 

슬리맛 빠기(Selamat pagi)로 반갑게 대답했다.

니나라고 이름을 밝히며 캘리베이 일정을 함께 할 가이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숙소에서 40여분을 이동하여 도착한 캘리베이. 

용미만이라고 써있는 곳에서 주차한 후 니나와 우리는 나무다리를 건너 작은 배를 타고 십분정도 더 들어갔다.

그 배는 70마력짜리 모터가 하나 달려있었고 야자수잎으로 얼기설기 지붕을 엮어두었다.

그 배에 탄 사람들이 한국어, 중국어, 영어 등등 각자의 말로 수다를 떠는 것을 보며

도착한 곳에서는 원주민복장을 한 아이들이 고유의 악기로 환영인사를 하고 있었다.

니나는 이 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안내해주었고 우리를 위해 테이블을 하나 예약해두었다.

그 예약된 테이블을 중국인 가족이 함부로 앉아있어서 니나가 약간의 화를 내기도 했다.

캘리베이. 남중국해의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중국인소유란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다. 물론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있었지만...

한쪽은 강이고 반대편은 바다.

그래서 바다에서는 파도타기를 즐겼고 강에서는 바나나보트를 탔다.

사실 바나나보트는 재미가 없는데 이 곳에서는 바나나보트나 카약, 두가지 활동 중 선택이다.

카약을 타기에는 작렬하는 열대의 태양이 두려워서 그냥 바나나보트를 탄 것이다.

전통 체험거리로 독침쏘기와 바틱그림그리기, 그리고 춤과 불놀이 등을 볼 수 있었다.

니나에게 바틱을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전통문양을 그려넣는 것이라는 설명은 했지만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워하기에 그만해도 된다고 했다.

내 나이를 묻기에 맞춰보라하니 니나의 엄마와 나이가 비슷할 것 같다고

그래서 아들 나이를 말해주고 다시 맞춰보라했는데 모르겠단다.

니나의 나이는 스물살 정도로 추측된다. 묻지는 않았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배타고 나오려는데 나의 선글라스가 안보였다.

니나와 아들 그리고 나, 셋이서 흩어져 찾아보았는데 아무데도 안보였다.

비싼 것도 아니고 내 시력에 맞춘 거라 누가 써도 도움이 안될텐데 없었다. 

첫날부터 선글라스를 잃어버리다니 참, 

하는 수 없이 배를 타야할 시각이 되어 버스를 타러 나왔다. 

니나는 반딧불투어 안내를 위해 다른 곳으로 가고 우리는 캘리베이에서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는데

오전에 데려다 준 기사가 아니었다.

오후 세시,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다.

코타키나발루는 10월에 우기라고 한다. 그래서 날씨가 맑다가도 갑작스럽게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쏟아놓고 가버린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는 엄청나게 밀렸다. 기사는 짜증스러운 듯했다.

그 커다란 버스에 우리 둘 만 태우고 퇴근시간이 되어 밀리는 차량들 속에서

폭우를 뚫고 가야하는 상황이 꽤나 짜증스러울 듯 보이기도 했다.

괜스레 미안하기도 했다. 물론 이미 돈을 지불하긴 했지만 ...

캘리베이를 갈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려서 다섯시 정도에 숙소에 도착했다.

두번째 숙소로 도착하기 위해 우버택시를 불렀다.

우버택시는 영업용 택시와 다르게 승용차를 이용해 영업행위를 하는 것으로 관광객이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영업용 택시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요금면에서도 미리 정해진 요금만 받기때문에 합리적으로 이용하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택시기사들이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우버택시가 도입되지 않았다고 한다.

우버택시를 이용하려면 우버앱을 깔고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설정해두면

근처에 있는 우버기사가 배정되고 오고있는 경로와 목적지까지의 운행상태를 알 수 있다.

요금은 타기전에 설정하여 미리 제시하기 때문에 중간에 변경되는 경우는 없다.

지불수단으로 현금과 카드 둘 다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기도 하다.

아무튼 우버택시를 이용해 두번째 숙소로 옮겼다.

첫번째 숙소에서는 관광세금을 숙박비에 포함해서 카드로 받았는데 이곳에서는 세금만 별도로 현금으로 달란다.

왜 굳이 그러는 건지...

숙소에 짐을 풀고 바닷가재를 먹기 위해 필리피노 마켓을 찾아나섰다.

나서는 길에 만난 워터프론트에서의 일몰.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고 쏟아붓던 폭우가 잠잠해진 하늘에서 보여지는 다채로운 빛깔들을 만날 수 있어 행운이랄까

해산물이 풍부하다고 하여 먹어본 적이 없는 바닷가재를 사먹을 작정으로 필리피노마켓을 찾아나섰다.

구글지도가 알려주는대로 가니 생선굽는 냄새와 바닷가재, 타이거 새우, 소라 등이 가득 널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펑펑 연기를 피우며 닭날개를 굽고 있는 좌판들도 보였다.

필리피노마켓이라면 과일들을 파는 상인도 보여야하는데 아무리 돌아다녀도 과일파는 상인이 안보인다.

일단 저녁을 먹고 찾아보기로

바닷가재 한마리 69링깃, 타이거새우 두마리 31링깃. 무게에 따라 가격을 정한 것이다.

해산물을 고르면 즉석에서 소스를 선택하여 요리를 해준다.

소금구이에 익숙했던 탓인지 바베큐한 가재와 새우에 소스를 발라 내놓은 요리가 생각보다 덜 맛있었다. 

현지식 적응이 빠른 아들은 크림소스를 바른 타이거새우가 맛있다며 금새 뚝딱 해치웠다.

필리피노 마켓을 찾아헤매다 한켠에 과일파는 좌판들을 또 만났다.

필리피노 마켓이 맞는 것이라 생각하고 먹고 싶었던 망고스틴 6개를 25링깃주고 샀다.

근데 해산물가격이나 망고스틴 가격이 생각보다 싸진 않은 듯.

오늘 배워서 가장 많이 사용한 말레이시아어. 앞으로도 많이 사용하게 될 말.

뜨리마 까시, 바냑(Terima kasih, Banak).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