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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길 닿는대로

다양한 고층건축물경연장, Manhattan

아침 일찍 서둘러 애틀란타의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Peachtree center station으로 ...

첫날 들어올 때는 장시간 비행과 환승에 지쳐 놓쳤던 풍경들을 사진에 담아본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계단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보았던 것만큼이나 아찔하다. 다리가 후덜덜할 정도.

늘 느끼는 것이지만 외국의 지하철에는 우리나라처럼 스크린도어로 답답하게 막혀있지않다. 우리나라는 스크린도어때문에 어처구니없이 죽는 일도 있는데 외국의 지하철에는 왜 스크린도어가 없을까?

휴일이라 그런지 승객이 별로 없다. 좌석배치가 우리나라와 다르게되어있는 애틀란타의 Marta는 빨강,노랑,파랑,초록의 네개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주로 머물렀던 다운타운에서 공항까지는 빨강 노선과 노랑 노선을 이용하면 된다.

Marta이용을 위해서 1회 사용할 표를 구입하려면 2.5달러이고 여러 차례 이용하려면 카드를 구입해서 필요할 때 충전해서 사용하면 된다. 카드보증금은 별도로 2달러 추가된다.

다행히 아침햇살이 좋다.

애틀란타의 Harttsfield-Jackson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으로 가는 델타항공을 타기 위해 지하철에서 나오자 마자 게이트를 확인하고 수속밟는 곳을 찾는데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을 따라 들어가다보니 보안검색대로 곧바로 연결된다. 탐색견도 나와서 연신 승객들 가까이에서 코를 킁킁거리고 있었다.

특별한 짐이 없기에 수화물로 부치는 비용 25달러 아끼려고(델타항공의 가장 저렴한 좌석을 구입했더니 수화물을 맡기면 1개당 25달러 추가비용이 든다) 딸과 나는 가방하나씩 들고 들어갔는데 보안검색대에서 개봉하지 않은 물 한 병과 딸의 화장품(100ml이내 용기에 들어있는 거라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기내반입이 가능한 용량인데 미국은 안된다는군)을 빼앗겼다. 

딸이 투덜투덜한다. 미국에 있는 동안 얼굴에 바를게 없다고...좋은 거 사준다니까 그래도 싫다며 애틀란타에서 뉴욕에 오는 내내 기분이 가라앉아있었다.

애틀란타에서 뉴욕까지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시각은 두시간 십분정도. 오래 걸리지 않아 다행이다. 델타항공으로 구입한 항공권은 126.10달러. 우리돈으로 대략 15만원정도인데 등급으로 따지면 3등급좌석이다. 미국들어올 때 대한항공과 연계해서 구입했던 것은 2등석정도인데 탑승시킬 때 등급순으로 들여보낸다. 마치 설국열차가 연상되는 ㅎㅎ

그런데 2등급좌석(Main cabin이라 부름)과 3등급좌석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비용면에서는 십만원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지난 번엔 졸다가 커피를 받아서 잘 몰랐는데 델타항공에서 제공하는 커피에 스타벅스상표가 있다. 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진 않지만 스벅커피를 받았으니 인증샷.

통로 건너편에 아기가 자꾸 운다. 탑승마지막 즈음에 강아지 한마리와 아기를 안은 부부가 탔는데 좌석을 겨우 구했는지 따로따로 앉아있었다. 보채는 아기를 위해 아기아버지는 계속 서있어야했다. 아무래도 비행기가 좁고 답답해서 불편한가보다. 구름위를 올라다니니 아기가 힘들기도 하겠고...

주토피아 영어판으로 영화를 보다보니 뉴욕이 가까와졌나보다. 비행기아래로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아주 멀리 보이긴 하지만 허드슨 강(사실 바다인 줄 알았음)의 가운데 있는 섬에 우뚝 솟은 연초록의 동상이 자유의 여신상밖에 없지않겠나.

우리가 앞으로 나흘간 머물 맨해탄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고층빌딩숲으로 이루어진 섬.

대한항공 비행기내에서 보았던 미국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미국은 다양한 건축물들의 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이라고 한다. 애틀란타에서 보았던 건축물들의 모양도 그저 네모네모인 우리나라 도시와는 다르더라. 비행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맨해튼의 건물모양도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는 듯

뉴욕의 La Guardia공항에 도착했다.  뉴욕에는 공항이 세군데 있다. 델타항공으로 들어온 La Guardia공항이 Manhattan에서 가장 가깝다. 그리고 Newark공항과 국제공항으로 유명한 John f. Kennedy공항이 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땐 JFK공항으로 갈 것이니 Newark공항만 못 가보겠군.

공항에서 숙소로 들어가는 방법이 세가지있는데 일반버스타는 법, 에어트레인타고 지하철환승하는 법 그리고 직통버스 타는 법. 항상 시간에 대한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나이기에 직통버스를 타기로 했다. NYC라고 알려져있는 직통버스를 타면 La Guardia공항에서 Manhattan까지 25분정도 소요된다. 물론 비용은 15달러라 좀 비싸지만...

국내선이라 특별한 수속이 없으니 부지런히 공항을 빠져나와 NYC버스를 찾았다. 부스에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밖으로 나왔더니 버스가 있긴한데 JFK공항방면이라고 쓰여있었다. 난 Manhattan의 Grand Central역에 가고 싶다고 말했더니 다른 직원을 부른다. 여직원이 카드체크기를 들고오면서 내게 빨리 버스에 올라타라고 했다. 버스안에서 카드로 비용을 결제하고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는데 출발했다 싶더니 이내 우리에게 내리라고 한다.

내린 곳에서 다른 버스에 우리를 안내해줬다. 알고보니 앞에 탔던 것은 JFK국제공항가는 버스라서 Manhattan행 버스를 연결해준 것이다. 고맙고 친절한 미국인을 또 발견함.

La Guardia공항에서 Manhattan행 NYC버스를 타는 위치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무작정 버스만 보고 타려고 했으니 사전준비 소홀이다ㅜㅜ. 버스승객이 모두 탑승하자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역시 대도시다. 차들이 빼곡하게 도로를 메우고 있었다.

Manhattan에 들어서고 첫번째 멈춘 곳이 내가 내릴 Grand Central Terminal.

버스 전면에 팁을 주면 감사하겠다는 문구가 쓰여져있다.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이 팁문화에 익숙치 않아서 도대체 얼마를 줘야할 지 난감할 때가 있다.

딸에게 1달러짜리 지폐를 주고 버스화물칸에 실었던 가방을 찾아오라고 했다. 잠시 뒤 딸이 부른다. 팁을 적게 줘서 기사가 기분이 나쁜가 싶어 다가갔더니 버스기사가 머물 호텔을 묻는다. 그래서 호텔이름을 이야기해줬다.

또다시 친절한 버스기사는 호텔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안가르쳐줘도 되는데 지나치게 친절하다. 그래도 알려줬으니 고맙다 인사하고 지도를 찾아볼 생각않고 가르쳐준대로 가다보니 반대방향이었다.

이 곳의 도로는 거의 정확하게 블럭화되어있어서 Ave.숫자와 ST.숫자를 알면 찾기 쉽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East 42번가인데 버스기사가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 곳은 West로 시작했다. 다시 되돌아 길을 걷다보니 우리 호텔은 찾기 쉬운 곳에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버스기사는 내가 묵을 호텔과 동일한 체인호텔이 있는 미드타운을 말해준 것이었다. 과잉친절 덕에 발품을 더 팔았군 ㅎㅎ

그런데 역시 뉴욕인가 보다. 길거리 맨바닥에 누워있는 노숙인과 동전통을 들고 서있는 노숙인들이 쉽게 눈에 띈다.

호텔로비에 가방을 맡겨두려고 했는데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도 좋다고 한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객실에 있어야할 것이 잘 있는지 확인하는데 사진에서 보았던 전자렌지가 없다. 커피머신은 있는데 그나마도 캡슐커피머신이다. 컵라면과 햇반을 먹을 방법이 없네ㅜㅜ. 로비에 물어봤더니 자신들이 쓰는 전자렌지를 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틀란타에서 실컷 먹어버릴 걸. 괜히 아꼈당.

복도에 정수기와 물병이 마련되어있어서 물값은 별도로 안들어가겠다.

점심으로 먹거리를 찾으러 마켓으로 갔다. 이틀 전 내린 눈이 녹아 거리 곳곳에 물이 고여있다. 지나가는 차들이 눈녹은 물을 튕기고 가버렸다. 그리고 햇살은 있지만 너무 춥다. 얼굴이 따갑다. 이 곳에서 유명한 명소중에 하나인 Grand Central Station에 가면 여러가지 먹거리를 파는 마켓이 있다고 들었다. 얼른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종종걸음을 걸어야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내가 좋아하는 과일가게가 가장 먼저 보였다. 근데 왜이리 비싼지...

종이컵 두 개 분량에 혼합과일조각이 담긴 것을 9달러주고 샀다. 그리고 오렌지알갱이가 씹히는 생과일주스 한 병(1리터가 좀 못 되는듯)을 13달러주고 샀다. 대략 점심 한끼를 10달러주고 사는 것에 비하면 많이 비싼 듯. 아침으로 먹을 빵은 7.5달러주고 샀으니 후식용 먹거리에 돈을 더 쓴 셈이다.

지하로 내려가니 길게 줄을 선 햄버거 가게가 있었다. 내내 우울해있던 딸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흥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엄마, 쌕쌕버거" 이건 뭔소리 쌕쌕버거라니...


알고 보니 'Shake shack'버거라고 미국에서 유명한 버거란다. 우리나라에도 매장이 생겼었다는데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딸이니 알지 난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버거다. 물론 버거에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줄을 서서 버거하나를 사들고 좋아라하는 딸을 보니 아직은 어린가!

일단 버거빵 사이에 들어가는 패티가 다르긴 하다. 딸이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다고 한입 먹어보란다. 씹히는 고기맛과 사각사각 양파와 피클 등이 우리나라 햄버거와 다르긴 했다. 평소 먹는 양이 적은 딸인데 이 버거는 잘 먹는군 ㅎㅎ

패티를 두 개넣은 버거가격만 10달러. 음료나 사이드메뉴 추가하면 역시 우리나라보다 비싼셈이다.

그러고보면 팁1달러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애틀란타에서 청소하는 사람을 위해 늘 1달러의 팁을 두고 다녔고  새벽부터 아침준비하던 식당아줌마에게도 팁을 주고 싶었지만 식당갈 때 돈을 들고 다니질 않아 주질 못했다. 팁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부정적이었지만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줘야하지않을까 생각한다.

딸이 사고싶은 물건이 있다하여 Time Square를 찾아 나섰다. 지도를 찾아보니 7TH Ave.와 West 46Th ST.로 가야했다.

자신있게 길을 걸어서 가다보니 멋진 건물이 하나 보였다. 자료를 찾아보니 뉴욕공공도서관이란다.

그런데 우리가 찾아갈 7번가를 못찾고 도서관 앞을 왔다갔다 반복했다. 길 찾는 거 하나는 자신있는데 왜 헤매고 있는지 이상했다.  

아뿔사, 동서방향으로 움직여야하는데 남북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이다.

드디어 찾아간 타임스퀘어.

요란한 전광판들이 켜져있었고 다양한 캐릭터의상으로 꾸미고 나온 길거리 예술가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캐릭터들과 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려면 돈을 줘야한다. 그들의 돈벌이 수단이므로...

딸이 찾고자 하는 가게는 찾지 못하고 기념품파는 곳에서 털모자 하나 구입했다. 너무 추워서 모자없이 걸어다니기가 힘들었기에...

뉴욕의 첫날을 이렇게 보냈다.